독일 쾰른의 집단 성폭력 사건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9일(현지시간) 현재까지 379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으며, 약 40%는 성폭력과 연관되어 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고 독일 언론 도이체벨레(Deutsche Welle), 영국 언론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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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폭력 용의자의 대부분은 난민 신청자와 독일에 불법 입국한 이주자로 파악됐다.

경찰은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용의자는 대부분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라면서 "대부분은 난민 신청자와 불법체류자"라고 말했다.

피해신고는 계속해서 접수되고 있지만, 초동 대응에 실패하면서 용의자 검거는 현재까지 고작 32명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 22명은 난민 신청자다.  쾰른 경찰은 100명 규모의 인력을 투입해 이들에 대한 사법 처리 여부를 가리는 수사를 벌이고 있다.

독일 정부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볼프강 알버스(Wolfgang Albers) 쾰른 경찰국장을 지난 8일 전격 경질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는 쾰른에만 그치지 않는다.

함부르크에서도 39건의 성폭력을 포함해 50건이 넘는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쾰른 인근 뒤셀도르프에서는 여성 11명이 피해 신고를 했다.

프랑크푸르트 경찰도 여성 3명이 남성 10명에 둘러싸여 집단 성추행을 당했다는 신고를 포함해 7건의 성폭력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슈투트가르트에서도 약 15명의 남성들이 18세 여성 2명을 둘러싸고 성추행을 하고 휴대전화를 훔쳐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신년 첫날 0시 30분께 20세 이라크인 남성이 15세, 18세 여성 2명에게 성폭력을 가해 체포되기도 했다.

빌레펠트에서도 150여 명의 남성이 거리와 유명 나이트클럽에서 여성들을 추행했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수도 베를린에서도 티어가르텐 주변 등 시내 중심가에서 최소 6건이 신고됐다고 소개했다.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성폭력 가해자 2명이 붙잡혔는데 이들은 이라크와 파키스탄 출신 남성이다.

파문이 커지면서 난민 수용 정책을 펴온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대한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여성주의자인 알리스 슈바르처는 이 사건을 '잘못된 관용의 결과'라고 지적하고 나섰고, 극우 신생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프라우케 페트리 당수도 "규제되지 않은 이민의 결과"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시위에 나섰다. 쾰른 대성당 주변에서는 9일 난민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시위가 과격해지자 경찰이 물대포를 쏘면서 제지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난민 수용 정책을 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반대하면서 "메르켈 아웃" 등의 구호를 외쳤고, 집단 성폭행의 범인 상당수가 난민이라는 점에서 '강간(rape)'과 '난민(refugee)'을 합성해 "강간민(Rapefugee)은 환영하지 않는다"라는 팻말을 들기도 했다.

이번 사건 이후 사태가 심각치 않음을 인식한 법무부는 난민 신청자가 이번 성폭력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확인되면 추방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난민 범죄자 추방을 쉽게 하는 쪽으로 법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집권 기독교민주당 회의를 마치고 "난민이 법규를 위반한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이는 징역형 여부와 무관하게 이곳에서 거주할 권리를 잃을 수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률이 충분하지 않다면 개정해야 한다"며 법률 개정은 국민의 이익뿐만 아니라 다수 난민의 이익에 맞도록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법률로는 난민 지위를 신청한 경우 징역 3년형 이상을 선고받고 송환시 안전이 위협받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어야만 모국으로 추방할 수 있다.

한편, 독일에는 지난 한 해에만 110만 명의 난민 신청자가 입국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