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단체 IS(이슬람국가)가 이민국과 교통국 등 체계적인 정부 조직을 갖추고 '출입국 관리'까지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터키와 접경한 시리아 텔아비야드(Tel Abyad)에서 쿠르드군이 확보한 2014년 12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이 지역 버스 승객 명부들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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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전문가인 아이멘 알타미미는 "문건이 IS 영토 내 버스 노선을 설명한 다른 문건 내용과 일치한다"며 해당 문건이 진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 지역은 지난해 6월 쿠르드군의 탈환 전까지 IS의 지배 하에 있었는데, 가디언은 해당 문서를 보면 당시 IS가 국경 인근을 오가는 여행객들의 신원을 꼼꼼히 관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문서에는 'IS 이민국(department of immigration)'과 'IS 교통국(department of transport)' 직인이 찍혀 있어, IS가 일종의 국가 체계를 갖추고 출입국을 통제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입수한 명부에 따르면, IS는 4개월 동안 이 지역을 통과한 버스 승객들에게 이름, 생년월일, 신분증 번호 등을 제출하도록 요구했으며, 일부 승객에 대해서는 출생지까지 요구했다. 일부 버스는 IS의 수도격인 락까로 가는 노선이었다.

가디언은 이 기간 텔아비야드를 지난 70명의 승객 명부를 분석한 결과, 40%에 해당하는 28명이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였으며, 이 중에는 2살 이하의 아기도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IS 영토 내에서 이동하는 승객들이었지만, 5명은 튀니지에서 입국한 승객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이슬람 과격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튀니지는 IS에 합류하는 지하디스트 최대 공급원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튀니지 정부에 따르면, 6천 명이 넘는 튀니지 인들이 시리아나 이라크로 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은 23세에서 26세까지의 튀니지 남성과 여성이었는데, 튀지니 수도인 튀니지아의 남쪽에 있는 카이르앙(Kairouan) 출신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유서 깊은 이슬람 도시인 카이르앙은 이슬람의 4대 성지로 불리며, 현재 튀니지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의 산실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해 6월에 30명의 영국 관광객들을 수스 해변(Sousse beach)에서 대량 학살했던 세이페딘 레즈귀(Seifeddine Rezgui)가 공부하고 있던 곳이기도 했다.

한편, 터키 정부는 시리아와 맞닿아 있는 800km가 넘는 긴 국경을 모두 검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해왔다. IS에 합류하기 위해 밤에 터키 국경을 지나 시리아로 넘어가는 밀입국자들을 현재로서는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서가 입수된 지역은 현재는 쿠르드군이 차지하고 국경 출입도 완전히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