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1일(현지시간)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난민 대량 유입으로 인해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계속해서 난민들을 향해 연민을 가지고 난민들을 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AF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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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독일 쾰른에서 난민들의 집단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이후 난민 문제와 관련해 처음으로 나온 발언이다.

보도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주재 외교단에 연설을 통해 "유럽 국가들은 국가 안보나 국가 문화를 희생하지 않고 난민들을 수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을 뿐 실제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교황은 매년 1월 바티칸 주재 외교관들에게 연설을 전하고 있다.

교황은 또 "세계 지도자들은 이 거대하고 무서운 현상으로 인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이라크 등에서 유럽 국가로 오는 대량 난민 유입은 "유럽이 사랑하고 고수해왔던 인도주의적 정신의 기초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럽 지도자들은 자국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책임과 동시에 이민·난민자들을 돕고 수용할 책임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이민과 난민들을 돕고 수용할 책임을 위해 전자의 책임은 완전히 희생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그리고 현재로서는 양립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된 두 가지 사이의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지는 제시하지 못했다.

교황은 유럽 국가들은 외국 이민·난민자들을 향한 증오의 문화를 번식시키는 종교적 근본주의와 관련해 이들에게 선입견을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고도 하면서 무슬림 이민자나 난민들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을 이슬람 증오주의자, 혐오주의자, 종교적 근본주의자로 딱지 붙였다.

교황은 극단주의와 근본주의에 대해서는 "극단주의와 근본주의는 권력을 목적으로 종교를 착취할 수 있는 토양뿐만 아니라 이념의 공백과 종교적 정체성을 포함한 정체성의 상실이라는 토양을 발견하려 한다"며 "이 공백은 자신의 선입견을 방어하기 위해 폐쇄적 마인드와 비타협적인 자세로 인해 다른 이들을 위협이나 적으로 간주하는 공포심이 자라게 한다"고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난민 문제에 대해 낙관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난민의 유입은 난민이나 자국민 모두 자신들의 이해를 새롭게 하고 지평선을 넓게 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난민들에게는 자신들을 받아들인 유럽 사회의 가치와 전통, 법을 존중해야 할 책임이 있으며,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국가들은 하나된 온전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국가에 유익한 공헌이 될 수 잇다는 것을 인정하도록 요청을 받고 있다고 했다.

교황은 또 "유럽은 지난 한해에만 100만 명 이상의 난민들이 유입되는 전례 없는 상황에 대처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난민들도 법 앞의 평등과 인간 본연의 가치 등에 대한 유럽의 원칙들을 목격하고 있다"고도 했다.

교황은 계속해서 "유럽은 그동안 인도주의적 정신을 보여줬으며, 유럽에 들어온 난민들은 서유럽의 문화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서유럽의 문화를 따르지 않고 이슬람 법인 샤리아를 따르고 있는 무슬림 이민·난민들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이들에 대한 처리는 어떻게 할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교황은 "난민 유입 규모만으로도 불가피하게 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고, 이들을 수용한 국가들의 문화적 사회적 구조의 변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면서 "동시에 점증하는 국제테러 위협으로 안전에 대한 걱정이 더욱 많이 제기되고 있다"고 난민 수용으로 인한 문제도 지적했다. 그러나 유럽 지도자들의 정치적인 책임만 강조할뿐 유럽이 무슬림 이민·난민자들에 의해 온갖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현재의 상태가 되기까지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하고 있는 가톨릭의 구체적인 대처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AFP통신은 난민 대량 유입으로 인한 위기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인 유럽 난민 위기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사이에 깊은 갈등을 일으켰고, EU 역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쉥겐 조약도 자칫 붕괴할 수 있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난민으로 인해 사회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최근 유럽에서는 이민을 반대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독일의 드레스덴에서는 수천명이 이민 반대 시위를 벌였고, 이탈리아의 트레비소에서는 새롭게 도착한 난민들을 위한 침대와 TV를 불태우는 일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