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문제로 성공회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성공회 분열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 대주교가 동성애 문제에 대한 '심각한 불일치(profound disagreement)'로 성공회 분열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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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성공회 지도자 회의에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대주교들이 불참하겠다고 밝히고 나서는 등 영국성공회나 미국성공회 등이 동성애에 대해 자유주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데 대한 성공회 내부에서의 반발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웰비 대주교는 최근 BBC 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교단 분열이 재앙은 아니며,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실패보다 크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단 분열은 실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서로 심각하게 의견이 불일치해 세상에 서로 사랑하는 법을 보여주는 모범이 되지 못한다면 좋은 일이 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선택에 의해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웰비 대주교의 이번 발언은 세계 성공회 지도자 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대주교들은 동성애 문제에 대한 영국성공회의 의견에 반대해 이번 회의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성공회는 동성애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지만, 지난 2003년 진 로빈슨(Gene Robinson) 신부가 성공회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등 다소 자유주의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반면, 동성애가 범죄로 처벌받는 나라들의 성공회 주교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변화시키려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서구의 지도자들에 반대하고 있다. 

그리고 나이지리아와 케냐, 우간다의 대주교들은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성공회에서는 전 세계의 모든 주교들이 회의에 참석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웰비 대주교는 최근 인터뷰에서 영국성공회 내 일부 지도자들이 동성애에 대해 너무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분열을 막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람베스(Lambeth)궁에서 열리는 성공회 세계 지도자 회의에서는 종교가 동기가 된 폭력, 아동·약자·환경 보호 등 기독교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슈들을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