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이슬람 수니파 조직 IS(이슬람국가)를 비롯해 이슬람 과격주의가 크게 발흥해 기독교인들을 대학살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기독교인 박해 소식이 언론에 거의 보도되지 않았던 에리트레아가 세계 기독교 박해 국가 순위에 3위에 올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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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트레아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기에 3위에 오른 것일까?
에리트레아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을텐데, 이 나라가 북한과 이라크와 함께 톱3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에리트레아는 '아프리카의 북한'이라고 불리는 나라로, 어떤 면에서는 북한보다 더 심한 면이 있는 심각한 기독교 박해 국가이며 인권 탄압 국가다. 종교는 이슬람(50%), 에리트레아정교회(50%)인 것으로 나와 있다.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 오픈도어선교회 데이빗 커리(David Curry) CEO는 지난 14일 크리스천포스트에 에리트레아 기독교인들은 정부 차원에서 고난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리 CEO는 에리트레아 정부는 이슬람법인 샤리아를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으며, 기독교가 공개적으로는 물론 비밀리에 처벌을 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에는 에리트레아 정부가 한 기독교인 남성을 구금한 후 고문하고 굶겼을 뿐 아니라, 짐승처럼 묶어 쓰레기를 먹도록 강요까지 한 사실이 알려져 유엔인권조사위원회(U.N. Commission of Inquiry on Human Rights)가 에리트레아 정부를 고발하기도 했었다.
요한(Yohan)이라는 이 에리트레아 기독교인은 국제 기독교박해 감시 단체인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에 "그들은 나를 고문하기 위해 밖으로 끌고 나가 발가벗긴 채, 낮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 두었고 밤에는 추위에 떨게 내버려뒀다"면서 "내가 기도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두려워 말라. 모든 것은 지나갈 것이다. 믿음 가운데 거하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는 18세 때 강제 징집을 당한 후, 복음을 전했다는 이유로 지난 2003년 투옥됐다.
그는 "그들은 사람들이 모여서 교제하면 자신들의 권력을 위협하는 운동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의 모임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커리 CEO는 "에리트레아 정부는 죄수들을 끔찍하게 다룬다"면서 "감옥에서 죽는 기독교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차원에서 기독교인들을 박해하는 국가 중 한 곳으로, 아프리카에서는 기독교인들에게 최악"이라면서 "정부가 이슬람 과격주의를 활용해 기독교인들을 박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해에 접한 동아프리카의 소국인 에리트레아는 연중 평균 기온이 15도로 낮에는 물론 밤에도 날씨가 좋기로 유명한 곳으로, 11만㎢의 국토 면적과 긴 해안선을 가지고 있다.
이런 천혜의 기후 조건을 갖추고도 지난해 10월 21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태트(Eurostat)의 자료를 인용해 2012년부터 올해 중반까지 유럽으로 탈출해 보호를 요청한 에리트레아인이 전체 인구의 2.13%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는 에리트레아인 50명 중 1명 이상이 난민을 신청한 것으로, 당시로는 오랜 내전에 시달리던 시리아(1.25%)보다 훨씬 높았다. 또 소말리아(0.61%)나 아프가니스탄(0.44%)보다도 높고, 이라크(0.20%)와 비교하면 열 배가 넘는다.
그러나 유엔은 이보다 훨씬 많은 에리트레아인이 조국을 떠난 것으로 보고 있는다. 최근 몇 년 동안 40만 명, 전체 인구의 9%가량이 탈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10명 중 1명은 에리트레아를 떴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리아와 이라크의 난민 문제가 본격화되기 이전 유럽에 도착한 난민 중에서도 다른 나라 출신보다 월등히 많은 것이 에리트레아인이었다.
지난해 1∼9월에 이탈리아에 도착한 13만2천 명의 4분의 1 이상이 에리트레아인이었고, 또 지중해를 건너오다 죽음을 맞은 3천 명의 절반 이상이 에리트레아인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에리트레아인의 대탈출이 에리트레아 독재정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에리트레아는 1961년부터 30년 넘게 에티오피아를 상대로 독립전쟁을 벌인 끝에 1993년 독립했다.
이후 1998년에는 국경 문제로 에티오피아와 전쟁을 치렀는데, 이 전쟁으로 이사이아스 애프워키가 이끄는 정권은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지금까지 비상사태를 해제하지 않고 전시체제를 유지하면서 가혹토치를 일삼고 있다.
유엔인권위원회(UNHRC)는 유엔인권위 결의에 따라 에리트레아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인권유린 실태에 관한 조사를 벌여 지난해 6월 "자의적인 체포와 구금, 고문, 실종, 무단 처형 등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나라의 음울한 풍경을 400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상세히 묘사했다.
이런 현실을 견디지 못한 에리트레아 국민들은 북한의 탈북자들처럼 국경에서 발각되는 즉시 사살되는 위험을 무릅쓰고 이웃 수단이나 에티오피아로, 멀리는 리비아를 통해 유럽으로 탈출하고 있다. 매달 거의 5천명이 넘는 에리트레아인들이 탈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리트레아는 지난 2015년 4월 비영리 국제 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가 발표한 '세계 10대 언론통제국가'를 1위를 차지, 북한보다 언론을 더 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리트레아는 국영 언론사만 존재하며, 국민의 1% 미만이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그것도 모뎀 방식의 인터넷이라고 한다.
앞서 '하벤 박사(Dr. Haben)'라는 사람은 지난 2009년 '에리트레아, 아프리카의 북한'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서 세계를 향해 경고하기도 했었다.
그는 전체주의 체제에 반대하는 에리트레아인들의 온라인 공동체(eritrea.asmarino.com)에 올린 2009년 4월19일자 글에서 "나는 이미 7년전에 에리트레아가 '형성 중인 북한'이기 때문에 조만간 에리트레아의 문이 완전히 닫힐 것이라고 예언했었다"면서 에리트레아와 북한간 유사점들을 열거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