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조직 IS(이슬람국가)가 말레이시아에서도 테러를 시도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동남아시아 최초로 IS 테러가 발생한 직후다. 

앞서 필리핀에서는 필리핀과 말레시아의 이슬람 테러단체 4곳이 통합하고 IS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기도 했다.

이제 IS 테러가 동남아로까지 확장된 것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에서는 최대 무슬림 인구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이슬람의 세력이 강력하며, 이에 따라 언제든지 IS와 연계되거나 IS 동남아지부를 자체적으로 구성해 테러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의 약 85%인 2억1000만 명 이상이,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는 국민의 60% 가량인 각각 1800만 명, 24만 명 정도가 무슬림으로 추정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전체 인구의 15% 수준인 80여 만 명이 무슬림이며, 말레이시아와 맞닿은 태국 남부 지방에는 약 250만 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동남아지역의 무슬림 인구는 3억명이 넘는데, 이는 전체 무슬림 인구의 약 20%를 차지한다.

또 IS는 이미 동남아에 충분한 세력과 지지기반을 확보한 상태다.

IS에 가입한 인도네시아인은 400명, 말레이시아인은 수십 명인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언제든지 파리 테러를 저지른 이들처럼 시리아나 이라크에서 돌아와 테러를 감행하는 '귀국 지하디스트'들이 될 수 있다.

여기에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의 이슬람 테러단체 4곳은 통합해 이미 IS에 대한 충성을 맹세한 상태이며,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는 수많은 이슬람 테러단체들이 활동 중에 있고, 인도네시아에도 지난 2002년 발리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연계 단체 제마이슬라미야(JI)를 비롯해 친 IS 단체인 안샤루트 다울라흐 이슬라미야, 동인도네시아 무자헤딘 등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들이 활동 중이어서 IS의 둥지를 트기에 최적의 조건을 이미 갖추고 있다.

IS가 인도네시아에 근거지를 세워 중동에서 멀리 떨어진 동남아를 중심으로 '원거리 칼리프 국가'를 세우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 상태이며, 필리핀 술라군도나 민다나오섬도 후보 중에 하나다.

16일(현지시간) '더 말레이시안 인사이더'(TMI)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지난 15일 수도 쿠알라룸프르 페트로나스 타워 인근 지하철역에서 자살 폭탄 공격을 감행하려 한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테러가 일어난 바로 다음 날이었으며, 그가 붙잡힌 곳은 자카르타와 비슷하게 대형 쇼핑몰이 밀집해 외국인 등이 많이 찾는 지역이었다.

28살의 이 남성은 체포 당시 IS 관련 문서와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남성은 시리아에 있는 외국인 IS 대원으로부터 '말레이시아 수도에서 사람들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그는 테러를 위해 말레이시아 동남부 트렝가누 주에서 451㎞를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바카르 청장은 또 지난 11∼15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IS 추종자로 의심되는 3명을 체포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들은 터키에서 시리아로 입국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 현지에서 억류, 송환됐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인도네시아에 이어 말레이시아도 이제 IS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IS는 앞으로 태국이나 베트남, 중국, 필리핀, 한국 등에 대한 테러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IS는 프랑스 파리와 미국 샌버너디노에 이어 이제는 터키 이스탄불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말레시이아 쿠알라룸프르까지 테러하면서 전 세계를, 특히 아시아 지역을 테러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모양새다.

자카르타 테러 이후 외신들은 IS가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칼리프 국가'의 아시아 상륙 거점으로 삼고자 하고 있다, IS가 동남아의 문전까지 들이닥쳤다, IS가 인도네시아를 전 세계 테러 작전망 안으로 끌어들이는 분명한 세계적 전략의 징후다 등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이달 초에는 이미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국가에 있는 이슬람 테러단체 4곳이 필리핀 내 무슬림 자치지역인 민다나오섬 바실란의 훈련장에 모여 IS 아래에서 통합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IS가 올해 아시아에서 필리핀 민다나오섬이나 술라군도, 인도네시아 등의 최소 1곳 이상을 거점 지역이나 '위성' 지역으로 선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IS가 동남아를 중심으로 '원거리 칼리프 국가'를 세우려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이미 나온 상태다.

IS의 테러가 아시아로,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는만큼 한국도 이에 대한 대비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북아에서 일본은 당분간 테러에서 예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무슬림의 입국을 강력하게 제한하고 있는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