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의 폭력과 박해를 피해 태국으로 피신한 뒤 망명지를 찾던 또 다른 파키스탄 기독교인 남성 망명자가 사망했다.
이 남성은 숙식 공간이나 위생 등에서 끔찍한 상태의 태국 이민자 구치소(Immigrant Detention Centre)에서 사망했는데, 교도관이 약을 제공하는 것을 거부해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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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30세 파키스탄 기독교인 여성도 건강 문제로 고생하다 태국의 구치소에 갇혀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방치된 끝에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12월 24일)에 사망한 바 있다.
영파키스탄기독교협회(British Pakistani Christian Association)는 최근 53세의 파키스탄 기독교인인 페르베즈 고우리 마시흐(Pervaiz Ghouri Masih)가 태국 방콕의 이민자 구치소에서 구금 중 지병이 악화돼 병원에 옮겨졌으나 지난 10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마시흐는 심장 질환과 암으로 고통을 당해왔지만, 당국은 마시흐의 피부가 누르스름하게 돼 건강이 악화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약은 물론 앉을 수 있는 의자, 탁자, 침대와 같은 기본적인 편의 도구에 대한 요구도 무시했다.
마시흐는 100명이 들어가도 힘든 방에 무려 150명이 들어차 제대로 된 공간도 찾을 수 없었고, 이 끔찍한 곳에서 먹고, 자고, 죽기 전까지 살아야 했다.
여섯 딸의 아버지인 마시흐는 지난 6일 건강이 급속도록 악화되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회복되지 못했고,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위로도 받지 못하고 심장마비로 홀로 쓸쓸하게 사망했다.
앞서 BPCA 의장인 윌슨 코드리(Wilson Chowdhry)는 "태국 경찰당국의 급습으로 체포된 파키스탄 기독교인 망명자들은 이민자 구치소나 중앙 범죄 교도소(Central Criminal Jail)에 보내지는데, 두 곳 다 수용 인원이 너무 많고, 영양 공급도 제대로 되지 않고 전염성 유행병이 도는 등 최악의 상태"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사미나 파이잘(Samina Faisal)이 사망한 이후에도 태국 당국은 이 문제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추가적인 희생자가 발생했다.
한편, 많은 파키스탄 기독교인 망명자들은 파키스탄에서 박해로부터 태국으로 피신해 망명을 기다리다 비자 만료로 태국 체류 기간이 지나면서 지난 12월 20일 경찰의 엄중 단속에 걸려 체포됐다.
마시흐는 이들과 달리 지난 9월 10일 집에서 태국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