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계속해서 무슬림 기도 문제를 놓고 회사측과 무슬림들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콜로라도주 포트 모건(Fort Morgan)의 정육 가공 공장인 '카길'에 이어 이번에는 위시콘신주 그린베이 남쪽 브릴리언(Brillion)의 잔디 깎는 기계 및 제설기 생산 업체인 에리언스(Ariens)에서 무슬림 직원들이 작업 중에도 꼭 기도를 해야 한다며 점심식사 시간에만 기도하라고 하는 회사측의 요구에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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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경영상의 어려움'(undue hardship)과 업무 효율성을 이유로 이 같이 방침을 바꾸었는데, 여기에 반대하는 무슬림 직원들은 실직 상태에 놓였다.

ABC 방송, 뉴욕 데일리 뉴스, 데일리 메일, 메디테이트 등에 따르면, 에리언스사는 지난 14일 무슬림 직원에게 "작업 중 예정에 없는 휴식을 금지한다"면서 식사 시간에만 기도하게 하는 새 방침을 오는 1월 25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무슬림은 새벽, 정오, 오후, 저녁, 밤 등 하루에 5번 기도를 해, 업무 시간 중에도 기도를 해야 한다.

회사 방침이 바뀌기 전까지 무슬림 직원들은 근무 시간 중 기도 시간에 맞춰 두 차례씩 생산 라인을 떠나 5분간 기도를 해왔었다.

53명의 무슬림 직원 중 회사측의 새 지침을 따를 수 없다고 밝힌 43명은 직장에서 해고되게 됐다. 이들 중 대부분은 소말리아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직원인 이브라힘 메헤메드(Ibrahim Mehemmed)는 WBAY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무슬림은 정해진 시간에 기도한다"면서 "회사는 새로운 방침을 수용할 수 없다던 우리에게 사표를 쓰게 했다"고 말했다.

그린베이 지역의 이맘(이슬람 성직자)인 하산 아드브(Hasan Adb)는 ABC2에 "누군가가 휴식 시간에 기도를 하라고 한다면, 그 휴식 시간은 진정한 기도의 시간이 아니며, 기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직원인 애던 허(Adan Hurr)는 "완전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무슬림들의 작업 중 예기치 않은 기도가 생산성을 저하한다고 말하고 있다. 무슬림들은 하루 다섯 번씩 기도할 뿐만 아니라 기도 시간이 매일 조금씩 바뀌어 이를 맞추어주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다.

에리언스 측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직원들에게 지정된 기도실에서 예정된 휴식 시간 동안 기도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우리의 작업 환경은 작업 중 예정에 없는 휴식을 취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슬람은 물론 이곳에 남거나 떠나기로 한 모든 이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방침을 바꿀 뜻이 없다고 밝혔다.

댄 에리언스(Dan Ariens) 사장은 WFRV에 "10명이 한 조로 일을 하고 있는데, 두 명이 빠지면, 두 명만 일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8명도 일을 멈추어야 한다"면서 다른 직원들이 이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또 "작업 중 갑자기 휴식을 취하는데, 그 때도 계속해서 일을 하는 나머지에게는 불공정하게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의 독립 기구인 고용기회평등위원회(EEOC)는 업무의 효율성 저하로 고용주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다면, 직원의 종교행위를 모두 수용할 필요는 없다고 기준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