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조직 IS(이슬람국가)가 중동에서 기독교인과 함께 대학살하고 있는 이들은 야지디족이다. IS가 기독교인과 함께 유독 야지디족을 대학살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014년 8월 니너베(성경의 니느웨) 지역 신자르에 있는 야지디족 대학살 과정에서 5천 명 이상의 야지디족 남성들이 살해당했으며, 수천명의 여성들은 납치돼 성노예가 됐다. 성노예가 되지 않으려 자살한 여성들도 수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성노예가 된 여성들은 담배 10개비에 사고 팔리기까지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IS는 야지디족 어린이들도 400명 가량 억류하고 있으며, 이들을 자살폭탄테러용으로 훈련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최근에는 IS가 IS에 가담하기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135명 가량을 남녀노소할 것 없이 무차별 살해한 후 집단 암매장한 사실도 CNN을 통해 집단 무덤이 공개되면서 확인됐다. 신자르산 인근에 12개의 대규모 공동묘지가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종적으로는 쿠르드족인 야지디족은 전 세계에서 약 70만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50만명 이상이 이라크, 특히 이라크 북부 니너베의 신자르 산악지대에서 신앙공동체를 이루어 살아왔다. 현재는 IS의 공격과 학살, 성노예화 등으로 인해 80%가 인근 산악지역으로 도피해 살고 있는 상태다.

유일신 신앙을 가진 소수 민족인 야지디족은 홍수 심판 후 노아의 방주가 신자르산에 정박했으며, 이곳에 노아의 방주가 있다고 믿어 신자르 산을 '성지'로 여기고 산 아래에서 마을을 형성해 집단적으로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신자르는 9만 명 가량이 사는 야지디족의 중심 도시다.

이런 가운데 IS가 야지디족을 대학살하고 있는 이유는 그들의 종교 때문이다. 이들의 종교인 야지디교는 유대교와 기독교, 고대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와 이슬람 수피즘(신비주의), 그리고 샤머니즘이 혼합돼 만들어진 종교로, 11세기에 종족 지도자 우마야드 셰이크가 이들 종교의 교리들을 취합해서 자신들만의 전통 종교 야지디교를 만든 후 지금까지 이슬람 세력에 의한 박해와 멸절의 위기를 겪으면서 명맥을 이어왔다.

아지디교는 천지를 창조한 창조주를 믿지만, 이 세상을 7명의 천사가 다스리고 있다고 믿고 있다. 특히 7명의 천사 중 천사장을 공작신(Peacock Angel) '멜렉 타우스(Melek Taus)'이라고 하는데, '지상으로 추락한 천사'로 알려져 있고, 야지디족의 숭배 대상이다.

그런데 이 천사는 유대교와 기독교는 물론 이슬람에서 말하는 사탄과 비슷해, IS는 야지디족을 '악마숭배자'로 여기며 이들을 소멸시키려 하고 있다. 18~19세기 오스만 제국으로부터도 무려 72차례의 학살 위협을 받았고, 알카에다로부터는 무신론자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야지디족이 숭배하는 멜렉 타우스는 타락한 천사 사탄과 달리 신의 용서를 받고 천상으로 다시 올라간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