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9시 45분께 경기도 안산시 경기테크노파크 8층의 한 반도체 클리닉 장비 개발업체에서 불산 등 5ℓ가 누출돼 직원 2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사고현장 근처에서 근무하던 직원 등 20여명이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병원 진료를 받았으며 건물 안에 있던 직원 1천여명이 한때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누출된 물질은 불산과 질산 혼합물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는 해당 업체 직원들이 반도체 기판 클리닉 물질 혼합 실험을 하고 남은 물질을 용기에 옮겨 담는 과정에서 혼합물이 새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사고 당시 해당 직원들은 방독면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산은 불화수소의 수용액인 무색의 자극성 액체로, 끓는 점이 19.5C에 불과해 별다른 가열 없이도 공기 중에서 가스로 발연한다. 이 가스는 희뿌연 빛깔을 띠며 강하고 자극적인 냄새를 낸다.

유독성을 띤 이 물질은 피부와 점막을 강하게 침투하며, 알칼리, 알칼리토금속, 납, 아연, 은 등의 금속 산화물, 수산화물 또는 탄산염 등 거의 모든 금속을 뚫고 들어올 수 있다. 불산을 격리할 수 있는 건 금, 백금, 유리, 규소화합물, 폴리에틸렌 정도다.

인체에 흡수될 경우 플루오린 이온이 형성되는데, 이 이온은 체내의 칼슘 이온과 마그네슘 이온에 반응해 정상 수치 미만으로 감소하게 한다. 이로 인해 체내 전해질이 불균형 상태가 돼 신체 대사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며, 뼈의 강도가 약해진다.

플로오린화 수소가 가스 형태로 폐에 들어가면 점액질에 포함된 수분과 반응해 체내에 다시 불산을 형성하고 이는 폐 조직까지 괴사 시킨다. 이로 인해 나타난는 증상으론 호흡곤란, 기관지 경련, 화학성 폐렴, 화학적 화상, 급성호흡기질환, 폐부종 등이 있다.

또한 눈에 들어갈 경우 각막을 손상시켜 실명을 일으킬 수 있으며, 피부에 닿으면 심한 화상, 손상, 동상을 발생하는 등 강한 유독성을 보인다.

하지만 다행이 피해자들은 건강상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소방 특수대응팀에서 공기질 안전도를 검사한 결과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병원에 옮겨진 경상자들도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