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저녁 기독교인을 자칭하는 전과 51범의 60대가 경북 김천 소재의 개운사와 황금성당에 난입하여 성모상과 불상을 부수며 난동을 부리다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와 관련 한국 교회에서는 기독교 신앙과 거리가 먼 것이며, 선교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한국 교회 모두의 책임으로 안고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20일 논평을 통해 "(피의자는) 자신은 개신교인으로서 신의 계시를 받고 종교적 신념에 따라 행동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한 마디로 어처구니없는 망동"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은 신정국가 시대도 아니요, 더욱이 기드온의 사사시대도 아니다"면서 "우리는 자유민주국가의 다종교사회에서 살고 있다. 타 종교가 기독교를 해치지 않는데도 신의 계시와 종교적 신념을 빙자하여 타 종교의 시설물을 파괴하고 난동을 부리는 것은 건강한 신앙이 아니며, 기독교 교리와 신앙과는 너무 거리가 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내 종교가 중요하면 다른 종교도 마찬가지다. 타 종교가 반사회적·반국가적 집단이 아니라면 기독교가 공격할 이유가 없다. 더더구나 종교적 신념의 명분으로 남의 재물을 손괴할 권한을 그 누구도 준 적이 없다"면서 "타 종교가 범법 행위를 했을 때, 치리하는 권한은 사법당국에 있다. 무슨 권리로 남의 종교 시설을 파괴하고 난동을 부리는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종교적 신념으로 '남의 종교시설물이 우상이니 파괴하라'고 가르치는 목회자가 있다면 그런 자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한 사이비요, 교계에서 축출당해야 마땅하다"며 이런 가르침을 가르치는 목회자들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명령의 신의 계시가 정말 내려졌다면, 이는 (신의 계시가 아니라) 기독교를 세상 사람들에게서 망신 주고 왕따시키려는 사단의 궤계"라면서 정신병적이며 사단의 궤계에 넘어가서 한 행동을 '신의 계시'라고 하면서 기독교를 망신시키고 왕따시키는 일을 행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언론회는 마지막으로 "종교 간의 화합과 사회적 평화를 위하여 종교 지도자들이 이웃 종교와의 공존과 평화를 위한 에티켓을 교육해야 할 때라고 본다"며 "각 종교 지도자들은 종교 간의 화합하지 못하였던 문제의 원인이 되었던 일에 있어서 그간의 불편한 진실도 수용해야 하리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연합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타종교에 대한 무례이며 특히 '원수도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비춰 볼 때 매우 잘못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일탈 행위가 거듭된다면 종국에는 성도들을 바르게 가르치지 못하고 실천하지 못한 모든 기독교 공동체에 그 책임이 전가될 수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교회가 이 문제를 일개 개인의 책임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한국 교회 모두의 책임으로 안고 이런 문제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기독교는 배타적 종교가 아니다. 기독교인의 이 세상에서의 사명은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의 창조 세상에서 차별없이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소통과 섬김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면서 "만약 교리 아닌 교리를 내세워 세상에 등을 돌리고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타종교와 타인에게 함부로 해를 끼치는 행동이 정당화된다면, 전 지구촌의 공적이 된 반인륜적 테러집단 IS 등과 무엇이 다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번 기회에 종교 대 종교가 아닌 인간과 인간으로서 타인에 대한 존중이 기독교 신앙에 있어 가장 기본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면서, 더구나 다종교사회에서 이런 일탈된 행동이 사회적 종교 간의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해 결국 기독교 선교에 엄청난 장애가 될 수 있음을 깨닫기를 바란다"면서 "차제에 한국교회에 주님이 주신 사명은 세상을 향한 적대 행위가 아닌 소통과 나눔, 섬김의 실천임을 깨달아 사회적 약자들을 돌아보고 가진 것을 흩어 구제하고, 겸손히 이웃을 섬길 때 하나님의 사랑을 회복하고 사회에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