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의 자생적 이슬람 테러단체인 '알샤바브'가 수도 모가디슈의 해변 식당들과 호텔에서 21일(현지시간) 저녁 자살 차량 폭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해 20명 이상이 사망하고 17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AP·AFP 통신, 알자지라, ABC 방송, CNN 방송,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괴한들은 이날 오후 7시 30분께 리도 비치(Lido beach)에 있는 비치 뷰 호텔(Beach View Hotel)과 식당 두 곳에서 식당을 겨냥한 자살 차량 폭탄 테러 후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다고 소말리아 치안당국 관계자들이 밝혔다. 괴한들 중 일부는 보트를 타고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튿날 새벽 소말리아 군경이 식당 내부로 진입해 테러범들을 진압할 때까지 몇 시간에 걸쳐 총격전이 이어졌다. AP통신은 2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사망자 가운데 범인들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AFP 통신은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9명이 숨졌으며, 테러범 5명 가운데 4명은 현장에서 사망하고 1명은 이번 공격의 총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범인들이 차량 폭탄 2대를 터뜨렸다면서 "민간인 최소 17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경찰 오스만 누르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CNN은 사망한 범인을 6명이라고 밝혔으며, 알 자지라는 한 정보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최소 6명의 사람들과 8명의 범인들이 사망했다고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테러에 가담하거나 사망한 알샤바브 대원들이 몇 명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총 사망자도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생존자 중에는 3살 짜리 어린아이도 있는데, 안타깝게도 엄마는 사망했다.
바다를 내다볼 수 있는 이 식당들은 인기가 많은 곳으로, 공격이 시작됐을 때 식당 홀에서는 파티가 열리고 있었고 저녁 식사 중인 손님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리도 비치 지역은 소말리아 재건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식당들이 많이 있으며 인도양에서 해수욕도 즐길 수 있어, 소말리아에서 주말이 시작되는 목요일 저녁에는 항상 사람들로 가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의 시작이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금요일이지만, 소말리아는 목요일이다.)
호텔도 졸업식과 결혼식 등으로 인해 사람들이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은 해변 쪽에서 들이닥친 범인들이 아랍어로 "알라는 위대하다(Allahu akbar)"고 외쳤다고 전했다.
총격 사건 전 해변을 거닐고 있던 목격자 아흐메드 누르(Ahmed Nur)는 AP통신에 "그들이 식당에 난입하기 전에 해변 근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고 말했다. 함께 온 친척들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또 다른 목격자인 무스타파 엘미(Mustafa Elmi)는 DPA 통신에 "폭발 후 네 명의 무장한 남성들이 호텔 안으로 달려들어가 호텔 내부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보이는 사람마다 총격을 가했다"면서 "나는 가벼운 부상만 입고 가까스로 도망칠 수 있었지만, 총격을 당한 사람들은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말했다.
알샤바브는 사건 이후 자신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방송에서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소말리아 정부 전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알샤바브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지만, 최근에는 일부 분파가 알카에다의 라이벌인 이슬람 수니파 조직 IS(이슬람국가)에 충성을 맹세했다.
알샤바브는 최근 수년간 소말리아의 주요 도시에서 밀려났으나, 여전히 소말리아 일부 지역과 이웃 케냐를 넘나들면서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
2013년 케냐 수도 나이로비 쇼핑몰에서 알샤바브의 테러로 67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작년 4월에는 북동부 가리사 대학교에서 벌어진 테러 공격으로 148명이 사망했다.
지난 15일에는 아프리카연합(AU)군 기지를 공격·점령하는 과정에서 케냐 군인을 100명가량 사살하고 무기와 군용차량을 점거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