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아파 무슬림이라는 루머가 중동에서 돌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수니파측의 주장으로, 최근 미국과 이란이 핵협상 타결과 경제 제재 조치 해제 등을 통해 급속하게 가까워지고 있는데 대한 문제 제기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시아파측에서는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이 수니파 무슬림이며, 시아파를 탄압하기 위해 이슬람 수니파 조직 IS(이슬람국가)를 몰래 지원하고 있다는 루머도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약 10여년 전 미국 정치 무대에 등장할 때부터 이슬람이라는 루머가 돌았었다.

이러한 루머들은 오바마 대통령은 기독교인이라면서 무시됐지만, 이후로도 이 루머는 계속됐다.

그리고 2014년 여론조사에서는 미국 공화당원 54％가 오바마 대통령이 기독교인인척하지만 본심은 무슬림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까지 했었다.

이런 가운데 중동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시아파 무슬림이라는 루머가 나오고 있다. 이 루머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의 경제 제재를 풀어주고 핵협상을 마무리 지은 뒤 더 힘을 받고 있다.

실제로 두바이의 전 경찰청장 출신으로 현재는 두바이의 안보 책임자인 다히 칼판 타밈(Dhahi Khalfan Tamim) 중장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의 시아파 핵심 측근들(Shiite roots)이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더 가까워지도록 하기 위해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도록 도왔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임무는 완수됐다(Mission accomplished)"고 덧붙였다.

타밈은 또 이스라엘도 오바마 대통령의 선출의 배후에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의 시아파 성지들 여러 곳을 곧 방문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WP는 타밈이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전 두바이 경찰청장으로 무시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또 타밈이 120만 명의 트위터 팔로워가 있으며, 그가 제기한 오바마 대통령의 시아파 무슬림이라는 주장은 600회 이상 리트윗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러한 루머가 나온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전 이라크 의원인 타하 알 라히비(Taha al-Lahibi)는 동영상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시아파 배경이 그를 이란과 협력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 시리아의 한 유명작가인 무히딘 라지카니(Muhydin Lazikani)는 런던 소재 알히와르(al-Hiwar) TV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시아파 케냐인인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이란 국영신문들은 오바마가 시아파 무슬림일 것이라는 기사들을 내놓기도 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11월 재선에 성공했을 때 이라크의 시아파 세력들이 축하 행사를 열기도 했다.
얼마 후 이라크 바그다드의 시아파 집단 거주지인 '사드리 시티(Sadr City)'에 거주하는 한 무슬림은 타임 매거진에 "많은 사람이 이제 백악관에 우리의 형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WP는 오바마 대통령이 시아파거나 시아파의 영향 아래서 자랐다고 볼 수 있는 증거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의 중간 이름인 '후세인'은 시아파 이슬람의 가장 존경받는 순교자의 이름이며 시아파 무슬림의 가장 흔한 이름이지만 무슬림이 아닌 사람 또는 수니파의 무슬림도 흔히 사용하는 이름이라고 지적했다.

또 오바마 친부의 고향인 케냐는 시아파보다 수니파가 훨씬 많이 있는 국가이며, 재혼한 모친과 함께 여러 해를 보냈던 인도네시아 역시 수니파가 많은 지역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타밈 중장을 비롯해 많은 아랍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여전히 시아파라고 믿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반면 많은 이라크인들을 포함해 일부 시아파에서는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이 수니파 무슬림이며 오바마 대통령 하의 미국이 수니파 조직인 이슬람국가(IS)를 비밀리에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라크의 시아파 군사조직의 사령관인 무스타파 사디(Mustafa Saadi)는 최근 WP에 이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었다.

또 일부 시아파는 오바마 대통령이 시아파를 탄압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아파든, 수니파든, 오바마를 무슬림으로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