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일본은 물론 대만과 홍콩, 한국 등 지구촌을 역대 최고수준 폭설과 한파가 덮쳤다.

미국에서는 동부 지역에서 눈이 계속 쌓인데다 블리자드(눈폭풍)'조나스'(Jonas)까지 몰아쳐 눈과 최후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을 합친 말인 '스노마겟돈'(Snowmageddon), 눈과 괴물 고질라를 합친 말인 '스노질라'(Snowzilla), 눈과 지구 멸망 또는 묵시를 뜻하는 아포칼립스(apocalypse)를 합친 '스노포칼립스'(Snowpocalypse) 등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였다.

중국도 상하이가 35년 만의 한파를 기록하는 등 중국 대륙 전역이 냉동고로 변했다. 중국 북부지방은 '패왕급 추위'로 불릴 정도의 영하 30∼40도까지 떨어졌다.

일본 열도에도 폭설을 동반한 한파가 몰려왔으며, 일부 도서지역에서는 115년 만에 눈 구경을 하기도 했다.
이는 북극 한기가 남하한 탓으로, 북극과 남극의 대류권 중상부와 성층권에 존재하는 찬 기류인 '폴라 보텍스'(polar vortex)이 확장된 데 따른 것이다.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뉴욕과 워싱턴 D.C. 등 미국 동부 지역은 23일부터 강력한 눈폭풍으로 인해 눈으로 완전히 뒤덮이면서 애니메이션의 겨울왕국과 같은 모습으로 변신했다.

기상전문매체 웨더채널은 팬실베니아주 앨런타운(Allentown)과 해리스버그, 매릴린드주볼티모어워싱턴국제공항, 뉴욕 라과디아공항과 JFK국제공항, 뉴저지주 뉴어크(Newark)는 역대 최고 적설량 기록을 깼다고 전했다.

또 이번 폭설 때 가장 눈이 많이 온 곳은 웨스트버지니아 주 글랜개리(Gllengary)였는데, 이 지역의 적설량은 무려 42인치(106.68㎝)였다. 왠만한 아이들을 완전히 덮고도 남는 높이의 눈이다.

뉴욕시와 워싱턴D.C. 등은 엄청난 폭설로 인해 도시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고 비상사태까지 선포됐다.

기상학자인 라이언 마워는 "이번 눈폭풍은 부모들이 얼마나 최악이었는지 회고할 만한 세대적 사건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을 포함해 비상사태가 선포된 주는 11개에 달했으며, 기타 영향권에 든 지역은 모두 20개주에 달했다. 눈폭풍이 지나가는 경로에 있거나 영향권에 있는 미국인은 인구의 4분의 1정도인 8천만 명에 달했다.

중국 대륙도 '패왕(覇王)급 한파'로 불리는 혹한으로 인해 북부지방은 냉동고로 변신했으며, 남부 지방은 물론 아열대 기후인 홍콩과 대만까지 눈발이 날렸다.

중국 북부의 네이멍구(內蒙古) 건허(根河)시 진허(金河)진은 영하 48도까지 내려가는 살인적 강추위를 나타냈다.

산시성(陝西省) 화산(華山·영하 25.5도), 산시(山西)성 펀시(汾西·영하 20.6도) 등 전국 17개 현·시는 하루 최저기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도 35년 만의 한파를 기록했고, 중동부 지방에선 예년보다 평균 6∼10도 낮은 온도를 기록했다.

서남부 충칭(重慶)에서는 1996년 이후 20년 만에 첫눈이 내렸고, 아열대 지역인 홍콩과 대만까지 눈발이 날렸다.

일본 열도에도 폭설을 동반한 한파가 휘몰아쳤다.

니가타(新潟)현을 비롯해 동해에 인접한 지역에 24일까지 비교적 많은 눈이 내렸고, 상대적으로 겨울이 따뜻한 규슈(九州)와 시코쿠(四國)에도 이례적으로 눈이 내렸다.

온도도 크게 떨어져, 홋카이도(北海道)는 아사히카와(旭川)시 엔탄베쓰초(江丹別町)가 영하 22.2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8개 관측점의 최저기온이 영하 20도를 밑돌았다.

이밖에 군마(群馬)현 영하 9.8도, 히로시마현 영하 9.8도, 시마네현 영하 9.1도, 사이타마(埼玉)현 영하 6.3도, 도쿄도(東京都) 도심 기온이 영하 0.4도를 기록하는 등 각지 최저기온이 평년치를 크게 밑돌았다.

한국도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한반도 전체가 꽁꽁 얼어붙었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24일 최저기온은 대관령 -23도, 파주 -20도, 수원 -16.2도, 대전 -17도, 광주 -11.7도, 대구 -13도, 부산 -10.2도, 제주 -5.8도 등 이번 겨울 최저치를 기록했다. 속초(-16.4도)와 서귀포(-6.4도)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일최저기온을 찍었고, 창원(-12.2도)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대설경보가 내려진 충남 서해안과 전라도, 제주도 등에는 강풍을 동반한 10∼20㎝의 폭설까지 내렸다. 제주 시내에 내린 12㎝의 눈은 1984년 1월 13.9㎝ 이후 32년 만에 최고 적설량이다. 한라산 윗세오름 123㎝, 진달래밭 113㎝ 등 제주 산간지역과 울릉도에는 1m가 넘는 기록적인 눈이 쌓여 고립되는 주민도 속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