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 지난 25일 10대 난민 소년이 휘두른 흉기에 한 난민센터의 여직원이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여직원의 가족들은 스웨덴의 난민 정책이 이러한 비극을 낳았다면서 스웨덴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 사건 후에도 난민 청소년 19명이 난민 센터 직원이 사탕을 사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거부했다는 황당한 이유로 센터 내에서도 난동을 일으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은 무슬림 이민자들과 난민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온 국가로, 현재는 '서구의 강간 수도'라는 오명을 얻을 정도로 난민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이번 사망 사건으로 난민 문제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스웨덴 정부는 28일 난민 8만명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번 여직원 살인 사건 때문은 아니지만, 이번 사건이 이 같은 발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정부는 지난해 난민 신청자 중 약 절반 가량인 8만 명의 서류를 접수하지 않고 난민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것을 28일 밝힌 것이다.
스웨덴 현지 언론과 CNN, BBC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 경찰은 지난 25일 스웨덴 서남부 예테보리 인근 도시 묄른달(Mölndal)에 있는 난민 센터(숙소)에서 여성 직원(22)을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10대 난민 소년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 여성은 밤에 혼자 근무를 서다 이러한 일을 당했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묄른달은 인구 4만 명 가량의 소도시이며, 이 여성이 일했던 난민 센터는 14세부터 18세까지의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 난민들을 위한 센터였다. 현재 스웨덴에는 이러한 난민들이 3만5천 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는 15세 소년으로, 소말리아 출신이라고 데일리 메일은 전했다. 범행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사건 당시 센터 건물 안에는 가해자를 포함해 모두 8명의 국적이 다른 난민 소년들이 있었다.
경찰은 8명 가운데 1명만 직접적인 가해자로 보고 있으나 나머지 7명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며, 테러와의 연관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지 경찰 대변인인 한스 리펜스는 "테러는 아니었으며 사고나 싸움이 원인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오는 난민이 늘어나 관련 사건도 급증했으며, 그 대부분은 난민들 사이의 싸움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알렉산드라 메즈허(Alexandra Mezher)로, 워싱턴포스트는 한 사촌의 발언을 인용해 메즈허에 대해 젊고, 아름답고, 친절한 천사와 같은 여성이었다고 소개했다.
메즈허는 몇 개월 전부터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부모 등 보호자 없이 혼자 스웨덴으로 온 미성년자 난민들이 입양 부모 아래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메즈허의 사촌은 스웨덴 언론 엑스프레센(Expressen)에 "끔찍한 일"이라면서 "메즈허는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는 선을 행하기 원했었고, 이 일을 하는 중에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스웨덴 정치인들의 실수요 잘못"이라고 난민 수용에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정치인들을 비난했다.
메즈허의 어머니는 딸은 내 전부였는데,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느냐며 울음을 터트렸다.
스웨덴 이민국 집계에 따르면, 난민 관련 시설에서 발생한 위협이나 폭력 사건은 2014년 143건에서 지난해 322건으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28일 이 살인 사건 후에도 십 여명의 난민 청소년들이 난민 센터 직원들은 공격하는 일도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칼마르(Kalmar)의 지역 경찰인 잉겔라 크로나(Ingela Crona)는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 난민들에 의해 난민센터에서 폭동이 있었다고 엑스페레센에 말했다. 이들은 손수 만든 무기들로 직원들을 위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은 이로 인해 방 안으로 피신해 자신들을 보호해야 했다. 그러나 창문을 깨는 등 난동을 부리는 청소년들에 의해 위협을 당해야 했다.
한 경찰관은 또 다른 스웨덴 언론에 한 직원이 사탕을 사달라는 요청을 거부하자 이들 난민 청소년들이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말했다.
직원의 거부에 화가 난 난민 청소년은 주변에 있는 청소년들을 모아서 이 같은 일을 벌였는데, 모두 19명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 도착해 2명의 청소년들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10대 난민 소년의 여직원 살해 사건이 일어난 후 스웨덴 정부는 난민 최대 8만명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아네르스 이게만(Anders Ygeman) 스웨덴 내무장관은 지난해 입국한 이민자 최대 8만명이 추방될 것이며 그들의 망명 신청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게만 장관은 "정부는 현재 약 6만여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나 추방자 수는 8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경찰과 해당 기관에 추방 절차를 진행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게만 장관은 추방은 특별 전세기를 통해 진행될 것이며 난민 수를 고려할 때 몇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게만 장관의 대변인인 빅토르 하르주(Victor Harju)는 이와 관련 CNN에 추방 계획인 8만 명이 구체적인 숫자는 아니라고 말했다.
하르주는 "지난해 난민 신청자 수가 16만3천 명이었다"면서 "난민 신청자가 너무 급증해서 스웨덴에 머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16만3천 명 가운데 45%는 서류 접수가 거부됐고, 이것이 약 8만 명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과 무관하게 난민 수용을 거부한 것인데, 스웨덴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이 같은 발표를 공식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인구는 현재 약 980만명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인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스웨덴은 지난 한 해에만 16만명 이상의 난민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입되는 난민 숫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됐으며, 지난 4일부터 여행자를 상대로 체계적인 신분 확인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