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자가 저소득자보다, 남자가 여자보다, 맞벌이가 맞벌이하지 않는 경우보다 더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한국 성인 10명 중 9명은 평소 스트레스를 느끼며, 특히 10명 중 4명은 평소 많이 또는 매우 많이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사회의 사회 심리적 불안의 원인분석과 대응방안' 보고서(이상영 선임연구원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평소 스트레스 정도를 조사한 결과, 많이 느끼는 편이 34.7%, 매우 많이 느끼는 편이 3.2%로 나왔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또는 매우 많이 느끼는 성인이 37.9%로 10명 중 4명꼴인 셈이다.
조금 느끼는 편이라고 응답한 성인은 56.2%였다. 이는 전체적으로 90% 이상의 성인이 평소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것.
거의 느끼지 않는다고 대답한 성인은 5.9%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스트레스를 많이 또는 매우 많이 느낀다는 성인이 약 40%에 이른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성인들이 취업준비나 직장과 가정 내 갈등 등으로 정신적 압박을 자주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성별로는 여자보다 남자가 평소 느끼는 스트레스 정도가 더 심했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또는 매우 많이 느낀다는 응답비율이 여자는 각각 29.4%와 2.6%였지만, 남자는 40.0%와 3.8%로 훨씬 높았다.
혼인상태, 맞벌이 여부로 살펴보면, 미혼자가 결혼해서 배우자가 있는 성인보다, 맞벌이가 맞벌이하지 않는 경우보다 평소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가 더 강했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편이 미혼은 37.2%, 유배우자는 34.3%이고, 매우 많이 느끼는 편이 미혼은 4.5%, 유배우자는 2.7%로 유배우자가 미혼보다 평소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가 약했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또는 매우 많이 느낀다는 응답이 맞벌이는 42.9%와 3.5%에 달했지만, 맞벌이하지 않는 성인은 28.1%와 2.2%에 머물렀다.
근무형태별로는 평소 스트레스를 매우 많이 느낀다는 비율이 정규직은 3.5%, 자영업은 3.1%인데, 임시직은 6.0%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월 소득수준별로는 고소득자가 저소득자보다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또는 매우 많이 느낀다는 응답이 월 200만원 미만은 24.6%와 3.2%에 그쳤지만, 월 600만원 이상은 33.5%와 4.4%, 월 400만~600만원 미만은 38.3%와 3.3%에 이를 정도로 높았다.
이에 앞서 연구진은 19세 이상 성인 7천명을 대상으로 2015년 8월 8일~9월 22일 개별 방문면접 조사를 했다.
조사대상을 성별로 보면, 남성 3천469명, 여성 3천531명이다. 혼인상태별로는 미혼 1천520명, 유배우 5천4명, 별거·이혼·사별 476명이다. 맞벌이 여부로는 맞벌이 2천172명, 비맞벌이 2천684명, 비해당 148명 등이다.
근로형태별로는 정규직 2천516명, 임시직 648명, 자영업 1천343명, 기타 8명이고, 소득별로는 월 200만원 미만 1천161명, 월 200만~400만원 미만 2천735명, 월 400만~600만원 미만 2천525명, 월 600만원 이상 580명 등이다.
연령별로는 19세 및 20대(19~29세) 1천275명, 30대(30~39세) 1천304명, 40대(40~49세) 1천443명, 50대(50~59세) 1천383명, 60대(60~64세) 541명, 70세 이상 767명 등이다.'
한편 고소득자가 저소득자보다, 남자가 여자보다, 더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발표되자 온라인에서는 '남과 비교하면 더 스트레스를 느낀다'며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네이버 아이디 'woon****'는 "스트레스 근원을 찾다 보면 남들과의 비교로 스스로 괴롭히게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남과 비교당하지 않기 위해 보이는 삶을 살아가면 답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
같은 포털의 'choc****'는 "남과 비교하길 좋아하니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게 느끼고, 가진 사람들조차 불안해하며 산다"고 썼다.
고소득자가 저소득자보다 스트레스가 많은 이유를 '책임감'으로 분석하는 의견도 많았다. 네이버 아이디 'lim0****'는 "스트레스란 책임과 의무에 비례해서 생기는 것이지 소득의 많고 적음 때문은 아니다"는 글을, 'cclu****'는 "회사 중역이나 여러 사람을 관리해야 하는 책임자들은 신경 쓸 일이 많아서 끊임없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글을 올렸다.
저소득층이라도 스트레스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반박도 있었다.
네이버 아이디 'duve****'는 "돈 많은 사람이라도 스트레스받고 100% 행복한 건 아니지만 쪽방에서 라면 먹으며 고민하는 것보다 펜트하우스에서 최고급 와인 마시며 고민하는 게 낫다"는 글을 올리며 한탄했다.
같은 포털의 'kiun****'는 "저소득자도 저소득자 나름이지...살만한 사람들은 괜찮겠지만 진짜 힘든 저소득자들은 하루하루가 지옥이다"고 썼다.
돈을 많이 벌어도 적게 벌어도 모두가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있었다.
네이버 아이디 'yun5****'는 "돈을 많이 벌면 그만한 책임과 의무를 주니 스트레스를 받고, 돈을 못 벌면 못 벌어서 스트레스받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에서 더 많이 갖고 먹고 싶은데 한정된 자원으로 해결해야 하니 스트레스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