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대규모 난민 유입으로 인해 필요한 비용이 내년 말까지 무려 약 500억 유로(약 65조9천570억원, 545억5천50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내각은 재원 마련을 위해 새로운 세금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독일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세금을 매기고 있는 국가 중의 하나여서 반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쾰른에 소재한 독일경제연구소(German Economic Institute)는 1일 독일이 100만명 이상의 난민을 수용하고 이들에게 음식과 주택과 자녀 교육비 등의 복지를 제공하며 독일 사회로 통합하는 데까지 드는 비용을 올해 220억 유로, 내년에 276억 유로 등 총 496억 유로로 추정했다.
데일리 메일은 이 연구소의 추정이 정확할 경우, 재무부에서 올해 말까지 이들 난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재정 마련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독일이 난민 위기를 다룰 수 있는지에 의문을 품는 유권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1일 경고했다.
이 같은 경고는 쾰른 집단 성폭력 사태 이후 독일이 수용하는 난민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는 메르켈 총리에게 더 큰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개방적 난민 정책으로 지난해에만 무려 110만명의 난민들을 받아들였다.
이는 미국의 댈러스나 새너제이(미국 전체 도시 중 9,10위) 정도의 인구 규모이며, 한국으로는 수원시나 고양시, 창원시(역시 한국 전체 도시 중 8~10위권이다) 정도 규모의 인구수다. 나라에 대형 도시 하나가 새로 생긴 정도의 인구수인 셈이다.
3개 주의 지방선거가 한달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나온 이번 쇼이블레 장관의 경고는 집권 연립여당의 내부 불안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또 반 이민 성향의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지지도가 급등한 점을 염두에 두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 분포의 변화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유럽의 다수 국가에서는 무슬림 이민,난민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반이민 정책을 앞세운 우파 정당들이 크게 약진하고 있는 상태다.
친이민 정책의 메르켈 총리는 올해 이주민 수에 상한선을 두지는 않되 '상당수 감축'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유럽연합(EU) 회원국의 난민 분담 수용, EU 외부 국경 통제 강화, 터키를 지원해 난민의 유럽 유입을 억제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난민 정책 실패로 인해 해임 요구가 높아지는 등 궁지에 몰린 상태다.
한편, 안드레아 날레스 독일 노동장관이 독어 습득 등 독일사회로의 통합 노력을 기피하는 난민에 대해서는 복지혜택을 줄일 것이라고 하는 등 사회에 통합되지 않고 있는 난민들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날레스 장관은 1일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기고문을 통해 독어 학습과정 참여 외에 사회공존을 위한 기본규정 준수 등을 언급하면서 이들 사회통합을 거부하는 난민에게는 복지수여를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날레스 장관은 "독일 땅에서 망명처를 구하려는 그 누구라도 우리 사회의 규칙과 가치를 지켜야 한다"면서 "이 사회에 통합되는 것을 거부하려는 이들에게는 복지를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출신국에 관계 없이 독일에서 새 삶을 가꿔나가려는 이들은 모두 자신들의 숙련기술과 노동력을 쏟아부어 생계를 꾸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2016년에도 100만 명 이상의 난민들이 유럽으로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