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동성애 인권운동가이며 표현의 자유 운동가이기도 한 피터 태첼(Peter Tatchell)이 동성결혼식 케이크 제작 주문을 거절했다가 차별금지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크리스천 베이커리인 애셔스 베이킹 컴퍼니(Ashers Baking Company)에 대한 판결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며 잘못된 선례를 남길까 우려된다고 경고했다고 영국의 기독교 법률단체인 크리스천인스티튜트가 전했다.

그의 발언은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있는 항소법원에서 '애셔스'에 대한 3일 항소 판결을 앞두고 나왔다.

앞서 '애셔스'의 주인인 대니얼 맥아서(Daniel McArthur)와 에이미 맥아서(Amy McArthur) 부부는 지난 2014년 5월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버트와 어니'(만화 캐릭터) 케이크"(Bert and Ernie 'support gay marriage' cake) 제작을 거부했다가 소송에 걸렸으며, 차별금지법 위반으로 775달러의 벌금형을 선고 받고 항소한 바 있다.

태첼은 지난 1일(현지시간) "동성결혼식 케이크 제작 거부 판결에 대한 나의 입장을 바꾼다(I've changed my mind on the gay cake row. Here's why)"는 제목의 영국 일간 가디언 기고글에서 "나의 견해로는, 자신들의 양심에 반대되는 사상에 대해 옹호하는 일을 하라고 사업체에 요구하는 것은 자유의 침해"라고 말했다.

태첼은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오랫동안 일해왔지만, 동시에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도 강조해왔었다.

태첼은 가장 최근에는 자신이 '애셔스'의 소송 건과 관련해 동성애 커뮤니티를 옹호하고 싶지만 동시에 양심과 표현과 종교의 자유도 뒷받침하기를 원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또 '애셔스'에 대한 법적 조치에 대해 "너무 나갔다"면서 "법원이 애셔스에 유죄를 선고한 것은 잘못된 것이며, 그 결정을 옹호한 것은 나의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성소수자(LGBT) 활동가인 가렛 리(Gareth Lee)의 동성결혼식 케이크 주문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태첼은 "리의 케이크 주문은 그가 게이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거부당한 것이 아니라 그가 케이크에 요구한 메시지 때문"이라면서 "그의 성이 애셔스가 그의 주문을 거부한 이유라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태첼은 또 애셔스에 대한 정치적 차별에 기초한 법원의 판결이 결점이 있는 것이며, 앞으로 관련 소송의 선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특정 법이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는 정치적 사상을 옹호하도록 사람들을 강제할 의도로 결코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첼은 이번 판결이 무슬림 인쇄업자에게 무함마드 카툰을 인쇄하도록 강요하고, 유대인 인쇄업자에게는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이들의 발언을 인쇄하도록 강요하는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람들을 차별하는 것은 법에 위배되는 것이지만, 사상을 차별하는 것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