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30명의 사망자를 낸 파리테러의 총책이 난민으로 가장한 90명의 이슬람 수니파 조직 IS(이슬람국가) 시리아 대원들과 함께 파리에 침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현재 90명의 IS 대원들이 난민으로 가장해 파리 인근에 머물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11월 13일 파리 테러를 지휘한 인물로 알려진 압델하미드 아바우드(Abdelhamid Abaaoud)의 은신처를 경찰에 제보했던 여성은 4일(현지시간) 현지 라디오 RMC와 인터뷰에서 아바우드와 대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전해 충격을 주고 있다.
AP통신과 브레이트바트 등에 따르면, '소냐(Sonia)'라는 가명을 쓰는 42세의 이 여성은 아바우드의 사촌 여동생인 하스나 아이트불라첸(Hasna Ait Boulahcen)의 친구로, 테러 직후인 지난해 11월 15일 파리 교외의 한 도로에서 아바우드를 만났다고 전했다.
아이트불라첸은 당시 테러 사건 후 아바우드를 파리 인근 생드니 아파트에 숨겨줬었는데, 이 여성은 15일 벨기에 전화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소냐와 함께 파리 교외의 황무한 산업도로의 풀 숲에 은신해 있던 아바우드에게로 차를 몰고 갔었다고 말했다.
소냐는 친구에게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몰랐지만, 처음 아바우드를 만났을 때 그가 누구인지 단 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냐는 처음 아바우드를 만났을 당시에 대해 "웃고 있었으며, 전혀 테러범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소냐가 "지난 11월 13일 일어난 일에 관여했느냐?"고 묻자 "파리 시내 카페 테라스 공격을 한 것이 바로 나였다"고 답했다.
이에 소냐가 "당신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였다"고 말하자 아바우드는 "그들은 무고한 자들이 아니다. 시리아에서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냐는 "그는 자신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겼으며,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쇼핑을 가서 좋은 물건을 발견해 세제를 사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했고, 행복해보였다고도 했다.
소냐는 "아바우드가 '신분증이나 문서도 없이 90명의 유럽인, 아랍인과 함께 난민으로 시리아에서 프랑스에 들어왔다'고 말했다"면서 "그것은 아주 쉬운 일이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쓸모 없는 나라라고도 했다고 한다.
아바우드는 난민으로 가장한 IS 대원들에는 시리아, 이라크, 프랑스, 독일, 영국인 등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단체로 들어왔는데도, 난민으로 입국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또 파리 지역 도처에 이들이 퍼져 있다고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파리 테러가 실패라고도 했다고 한다. 당시 파리 테러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파리 인근에서 마지막 일처리를 할 것이라고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두 여성들에게 은신처와 은신 복장을 요구해 차를 타고 이를 마련하기 위해 떠났으며, 이후 아바우드에게서 벨기에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려와 자신이 한 이야기들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소냐는 아바우드가 추가로 계획하는 일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몰랐지만, 다음 날인 16일 아이트불라첸을 통해서 아바우드가 파리 서부 지역의 상업지구인 라데팡스의 쇼핑센터와 경찰서, 어린이집을 상대로 11월 19일 추가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들을 저지해야겠다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하기로 결심했다.
소냐는 신고를 하기 전에 아이트블라첸에게 그날 저녁 때까지 더 이상 연루되지 말라고 설득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트블라첸에게서 아바우드를 숨겨둔 집 주소를 받아내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이 신고를 받은 다음 날인 17일 은신처인 생드니 아파트를 급습하는 과정에서 아바우드와 아이트불라첸 등은 모두 숨졌다.
한편, 소냐는 현재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국가로부터 큰 도움을 받지 못했고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보복이 두렵다고 털어놓았다.
또 소냐는 보안상의 이유로 이름을 바꾸고,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고, 가족과 친구들과도 함께 지낼 수 없게 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든 생활 습관을 바꾸고, 자신의 신분과 정체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고,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과 경찰에 신고했던 일에 대해서도 말하지 말고 침묵하면서 모든 것에 대해 주시하며 살라는 요구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그녀가 언론에 노출되면 위험하다"고 우려했으며, 파리 검찰은 이 인터뷰가 법 위반은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