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을 가진 미국 고교 농구 선수가 성공시킨 3점슛이 미국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은 조회 수 100만을 넘기는 등 미국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뉴스2와 폭스9 뉴스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5일 저녁 테네시주 내슈빌의 프랭클린 로드 아카데미(Franklin Road Academy·FRA) 농구장에서 열린 이 학교와 내슈빌 유니버시티 스쿨(University School of Nashville·USN)의 고교 농구 경기에서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지고 있는 FRA의 팀 매니저 로버트 루이스(Robert Lewis·19·등번호 49번)가 경기 종료 90초를 남겨두고 코트에 투입됐다.

로버트는 팀의 매니저로, 경기에서 뛰는 기회를 얻는 것이 보장된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나 FRA가 상대팀을 큰 점수차로 앞선 상황에서 팀의 감독 존 피어스(John Pierce)는 루이스를 경기에 투입했고, 자신의 농구 실력을 마음껏 과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상대팀인 USN에는 로버트의 동생인 매튜 루이스(Matthew Lewis)가 선수로 뛰고 있었다.

로버트는 이날 경기에서 두 차례의 3점 슛 기회를 얻었다. 슛만 날린 것이 아니었다. 수비에도 열심이었다. 로버트는 90초 동안 최선을 다해 열심히 코트를 뛰어다녔다.

로버트는 경기에서 오른쪽 사이드에서 첫 번째 3점슛을 날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공은 림도 건드리지 못하고 에어볼이 됐다. 관중들도 로버트의 3점슛이 에어볼이 되자 아쉬움의 탄식을 터트렸다.

그러나 경기 종료 5초 전 공이 다시 오른쪽 사이드 라인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로버트에게 연결됐고, 로버트는 주저하지 않고 그대로 점프해 슛을 날렸다.

그리고 로버트의 손끝을 떠난 공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면서 림 속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림도 맞추지 않고 그물 한 가운데를 출렁인 완벽한 클린샷이었다.

로버트가 농구선수로서 정식 경기에서 올린 감격적인 첫 번째 득점이었다. 이 마지막 슛으로 팀도 64-47로 대승을 거두었다.

로버트의 3점슛이 적중하자 경기장에서는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그리고 양 팀 선수들과 관중들이 코트로 달려들어가 로버트를 무등 태우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로버트의 동생인 매튜(등번호 42번)도 경기에서 뛰면서 로버트가 슈팅하는 장면을 바로 자신의 앞에서 지켜봤다.

로버트는 뉴스2에 "감독님이 나를 경기장에 투입시켜줬고 3점슛을 쏘려고 오른쪽 코너에 있었다"며 "볼을 받아서 슛을 던졌을 때, 슛이 들어갈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득점 순간을 설명했다. 손끝을 떠나가는 공의 감각에서 벌써 슛이 성공할 것을 알았다는 것.

이어 "슛이 성공됐을 때, 모든 사람들이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모든 사람들이 나를 너무 사랑해줘서 행복했다"면서 "경기 후에 모든 이들이 기쁨에 겨워 울었고, 사람들의 눈을 보면서 내가 사랑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로버트는 "동생과 같이 뛸 수 있어서 더 행복했다"고도 했다.

로버트의 어머니인 주디 루이스(Judy Lewis)는 블로그 사이트인 '스타일 블루프린트(Style Blueprint)'와의 인터뷰에서 "사랑의 배려해 준 두 팀과 관중에게 모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팀의 코치인 제이 살라토(Jay Salato)는 "학교와 학생들에게 큰 사랑을 준 로버트가 사랑을 돌려받는 절정의 순간이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로버트는 고교 3년 동안 팀의 매니저로 일하면서 물통에 물을 채우는 일 등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고 한다.

이 학교에는 로버트처럼 고참 매니저에게 경기 출전 기회를 주는 관례가 있었지만, 로버트는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있는데다 3점슛까지 성공시켜 감동을 배가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