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공중 드론 중심의 현대전 양상을 세계에 보여줬다면, 이제는 지상에서도 무인 전투 시스템 혁명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전선에서 원격조종 지상 드론(UGV·Unmanned Ground Vehicle)을 활용해 부상병을 후송하고 보급 임무를 수행하는 등 전쟁 방식 자체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수)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운영 중인 지상 드론 실태를 집중 조명하며, 인간 병력을 대신해 위험 지역에 투입되는 무인 차량들의 역할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지상 드론
(전장에서 부상자를 구하는 지상드론. WSJ 영상 캡쳐)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참호와 포격 지대, 드론 공격 위험이 극심한 지역에서 병사 대신 지상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부상병 구조 임무는 가장 위험한 작전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데, 최근에는 무인 차량이 직접 최전선까지 진입해 부상자를 후방으로 실어 나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WSJ 영상은 우크라이나 드론 지휘관과 그가 구조한 부상병의 실제 사례를 담았다. 부상병은 포격과 드론 공격이 이어지는 전선에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고, 우크라이나군은 사람 대신 원격조종 지상 드론을 투입해 구조 작전을 수행했다.

이 같은 지상 드론은 단순 운송 수단을 넘어 사실상 "무인 병참 차량"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탄약과 식량, 의료 장비 수송은 물론, 일부 모델은 기관총이나 폭발물을 장착해 공격 임무까지 수행 가능하다. 전쟁이 장기 소모전 양상으로 이어지면서 병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FPV(1인칭 시점) 자폭 드론과 정찰 드론 사용이 폭증하면서, 인간 병사가 노출되는 순간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상 무인 시스템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WSJ는 우크라이나 내부 드론 제조업체들도 군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 확대 경쟁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장 드론 실험장으로 변모한 상태다. 공중 드론에 이어 지상 드론까지 본격적으로 실전 배치되면서,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미래 무인전(無人戰)의 방향을 사실상 결정짓고 있다고 분석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병사가 직접 싸우는 전쟁"에서 "원격 조종 시스템과 AI가 병력을 대체하는 전쟁"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향후에는 자율주행 기능과 AI 표적 식별 기술이 결합되면서, 인간 개입 없이 작전을 수행하는 완전 자율형 전투 차량 시대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