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경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애플을 거부한다. 애플 대신 삼성 휴대폰만 쓰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경선을 하루 앞둔 19일 한 모임에 참석해 '아이폰 잠금 해제' 논란을 거론하면서 "'애플 거부운동'을 제안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이어 자신의 트위터에도 "나는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휴대폰을 모두 사용하지만, 애플이 테러범에 대한 정보를 관련 당국에 넘길 때까지 삼성의 휴대폰만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슬람 과격주의자인 캘리포니아 총격 테러범 부부의 아이폰 정보를 애플이 당국에 넘길 때까지 애플의 모든 제품을 거부하자"고 지지자들에게도 보이콧 운동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안보가 필요하며, 안보를 요구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현재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샌버나디노 무슬림 총기난사범 사이드 파룩(28)과 타시핀 말리크(27) 부부가 쓰던 아이폰의 잠금 해제를 도우라는 법원의 명령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FBI는 작년 12월 샌버나디노에서 14명이 사망한 무슬림 부부의 총기난사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아이폰 보안체계를 뚫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법원은 애플에 FBI의 수사를 돕기 위해 이들 테러범의 스마트폰 잠금해제를 위한 기술을 지원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7일 '고객에게 드리는 메시지'를 통해 "미국 정부는 애플이 우리 고객의 보안을 위협하는 전에 없는 조처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해 왔다"며 "우리는 이 명령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쿡 CEO는 FBI의 요구를 수용하는 행위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위협할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은 2014년 9월부터 문자 메시지나 사진 등의 정보를 암호화했다.
기기가 잠겨 있으면 사용자가 설정한 비밀번호가 있어야만 자료에 접근할 수 있고, 설정에 따라 10번 이상 잘못된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기기의 모든 자료는 자동으로 삭제될 수 있다.
테러범의 아이폰은 아이폰5C로 잠금해제 방식을 숫자나 알파벳을 조합해 최대 6자리로 설정할 수 있는데 이를 수사기관 등이 임의로 풀려면 최대 144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패턴 방식도 삼성 스마트폰은 선을 그리는 방식, LG폰은 두드리는 방식을 탑재하고 있는데, 이용자가 마음대로 설정한 패턴을 다른 사람이 풀려면 숫자+알파벳 조합보다 훨씬 오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재작년 출시된 아이폰5S를 시작으로 현재 삼성과 LG의 스마트폰에는 잠금해제 방식뿐만 아니라 지문인식 잠금장치가 추가돼 스마트폰을 제3자가 푸는 것이 불가능해진 상태다.
하지만, 해당 스마트폰을 만든 제조사에는 각 단말기의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만능 키'가 있어 제조사에서는 잠금을 해제할 수 있고, 이에 FBI는 애플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