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술을 끊겠다는 다짐을 하는 이들이 꼭 나온다. 기독교인들 중에서는 이런 다짐을 하는 이들이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것, 두 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서구권에서는 1월이 되면 '드라이 재뉴어리(Dry January)'라는 말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드라이 재뉴어리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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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영국의 음주예방 자선단체인 '알코올 컨선(Alcohol Concern)'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으로, 새해의 시작인 1월 한 달간 술을 끊는 금주운동이다. 매년 영국에서만 약 200만 명의 사람들이 참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조금씩 1월을 대표하는 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2012년 'Dry January Korea' 모임이 페이스북을 통해 생겨 현재 약 470여명의 회원들이 1월 음주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술 권 하는 사회로 인해 술을 마시고, 특히 연말에는 음주문화가 최고조에 달한다. 그리고 이것을 후회하면서 새해가 되면 음주의 각오를 굳게 다진다. 드라이 재뉴어리같은 음주운동도 그렇게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 작심삼일에 그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여기서 제기될 수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가장 본질적인,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 있다. 술은 죄악된 것인가? 술을 마시는 것은 죄악된 것인가? 성경은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는가? 이것은 특히 기독교인들에게 중요한 질문이지만, 의견이 엇갈리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술을 입에도 대서는 안 된다고 하고, 어떤 이들은 술 취하는 것은 안 되지만, 한 두 잔 정도는 괜찮다는 입장을 취한다. (취할 정도로 마셔도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성경의 지지는 받지 못한다.)

영국 기독교신문 크리스천투데이의 앨러나 프랜시스(Alannah Francis)는 최근 "성경은 술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하는가? 기독교인에게는 어떤 의미인가?(What does the Bible say about drinking alcohol? What it means for Christians)"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술에 대한 성경적 입장을 전했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끊겠다고 나서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건강 문제 때문이다.

많은 연구 보고서들은 술을 많이 마시면 마실수록 건강에 위기가 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웰빙, 유기농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프랜시스는 "알코올 음료를 팔지 않는 바(bar)인 '템퍼런스 바(temperance bar)'와 무알콜 음료의 증가는 알코올에 대한 사람들의 자세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기독교인들에게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 건강하게 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성경은 술을 마시는 것을 완전히 금하고 있지 않으며, 전도서 9장 7절과 요한복음 2장 3-11절(가나의 혼인잔치의 기적, 물을 포도주로 바꾼 예수의 첫 번째 기적)을 와인을 마시는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너는 가서 기쁨으로 네 식물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네 포도주를 마실찌어다 이는 하나님이 너의 하는 일을 벌써 기쁘게 받으셨음이니라"(전 9:7)

프랜시스는 "그러나 동시에 성경은 술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며 갈라디아서 5장 19,21절을 인용했다.

"육체의 일은 현저하니 ... 술 취함과 방탕함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 전에 너희에게 경계한것 같이 경계하노니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요"(갈 5:19,21)

잠언서 23장 21절, 고린도전서 5장 11절, 6장 10절, 에베소서 5장 18절 등도 술 취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술 취하고 탐식하는 자는 가난하여질 것이요 잠 자기를 즐겨하는 자는 해어진 옷을 입을 것임이니라"(잠 23:21)

"이제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만일 어떤 형제라 일컫는 자가 음행하거나 탐람하거나 우상 숭배를 하거나 후욕하거나 술 취하거나 토색하거든 사귀지도 말고 그런 자와는 함께 먹지도 말라 함이라"(고전 5:11)

"도적이나 탐람하는 자나 술 취하는 자나 후욕하는 자나 토색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고전 6:10)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의 충만을 받으라"(엡 5:18)

지난 2월 10일부터 사순절이 이미 시작됐고, 적지 않은 기독교인들은 이 기간 동안 술을 끊기로 다시 한 번 결심을 했을 것이다.

사순절은 공생애 이전에 예수께서 받으셨던 40일간의 광야에서의 시험을 기초로 한 것으로, 온갖 유혹을 당하셨지만 이것을 이겨내셨다.

기독교인들도 사순절 기간 동안, 더 나아가 신앙의 여정 내내 술 한 잔의, 더 나아가 술취함의 유혹을 받겠지만, 그 유혹을 이겨내야 할 것이다. 특히 한 두 잔으로 절제하지 못하고 술취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술을 가급적 끊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무엇보다 기독교인들에게 술을 권하면서도 기독교인들은 술을 먹지 않기를 바라는 비기독교인들이 적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선교적인 차원에서 술을 끊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술과 술 취함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서는, 술과 술취함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려는 것보다, 새 술에, 성령에 취하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 성령께, 말씀과 기도에 더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프랜시스는 "기독교인들에게 술을 마실 것이냐 끊을 것이냐는 개인적인 결정이지만, 술취함이 하나님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는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한다"면서 "다음날 아침 교회에 가야 하는데, 전날 밤 술에 취해 곤드레 만드레 수준이 되고, 또 친구에게 자신도 모르게 술주정에 행패까지 부렸다면 사과해야 하는 망신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해, 술이 우리의 삶과 신체, 그리고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재평가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