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아티스트이며 킴 카다시안의 남편인 카니예 웨스트는 최근 자신의 개인 빚이 5천300만 달러(약 652억 7천480만 원)에 달한다면서 공개적으로 후원과 기도를 요청했다.

그는 지난 13일 NBC의 코미디 및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에 출연하기 전 자신의 트위터에 3년 간 겪어온 재정적 어려움에 대해 털어놨다.

웨스트는 13일 트위터에 "개인 빚이 5천300만 달러라는 사실을 나의 형제들에게 알립니다", "이것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이것이 나의 솔직한 마음입니다"라고 연속으로 글을 올렸다.

그리고 14일에는 페이스북 설립자 겸 최고 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마크 저커버그, 카니예 웨스트의 아이디어에 10억 달러(약 1조 2천316억 원)를 투자하세요", "그가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말이에요"라고 했다.

계속해서 "저는 여러분이 자본과 현실에 통제되는 음악에 지쳤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가진 모든 부채가 자랑스럽습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것들 중 하나는 어려움 가운데 있는 나를 도와주는 것일 것입니다", "나는 그런 당신을 항상 존경해왔고, 전 세계의 사람들도 당신을 사랑할 것입니다", "전 세계의 여러분, 페이스타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무엇을 이용해서든 마크 저커버그가 저를 도울 수 있도록 해주세요", "마크, 저는 당신에게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라고 트윗 글들을 올렸다.

이 요청에 대한 저커버그의 반응은 어땠을까?

페이스북의 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스티븐 그림(Steven Grimm)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카니예 웨스트에게 : 당신이 페이스북의 CEO에게 수십억 달러의 돈을 부탁할 거라면, 트위터를 이용하지 않아야 할 거예요"라고 조언했고, 저커버그는 이에 대해 좋아요를 눌렀다.

그의 공개 후원 요청이 보기 좋게 거절 당한 셈이다.

웨스트는 실리콘밸리의 또 다른 억만장자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구글의 공동설립자인 래리 페이지를 비롯한 실리콘 밸리의 사람들을 향해서 "샌프란시스코의 모든 사람들은 집에서 랩음악을 듣지만 아티스트들은 돕지 않습니다", "당신은 힙합을 사랑하고, 나의 예술을 사랑합니다", "나는 당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당신의 집에서 나의 음악 앨범들을 듣고 있지만, 나는 나의 거의 숨도 쉬지 못하고 있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웨스트는 이런 가운데 제약사를 인수한 뒤 에이즈 치료제 가격을 곧바로 13달러(1만6천원)에서 750달러(92만 4천 원)으로 무려 55배 가까이 올렸다가 엄청난 비난을 받기도 했던 제약사 튜링의 전 CEO 마틴 슈크렐리(Martin Shkreli)로부터 새 앨범에 대한 독점권을 1천만 달러에 사겠다는 제안을받기도 했다.

슈크렐리는 웨스트에게 "1천만 달러를 줄 테니, 수백만명의 팬들에게 앨범을 공개하지 말고 나 혼자 들을 수 있게 해달라"는 서한을 보냈고, 웨스트가 거절하자 1천500만달러를 주겠다고 값을 더 올렸지만 웨스트는 거절했다.

돈을 구걸하고 있지만, 자신의 앨범에 대한 자존심은 버리지 않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의 재정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웨스트는 자신의 재정적 어려움에 공개적으로 알린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나의 어려움을 알기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USA투데이는 "웨스트가 빈털터리가 된 게 맞다면, 아마도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와 공동으로 선보인 패션 브랜드 '이지 패션 컬렉션'에 전 재산을 투자한 탓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웨스트는 여러 사업에 손을 대다보니 최근 재정 상태가 좋지 않다고도 고백한 바 있다.

웨스트의 이 같은 재정적 어려움이 공개된 이후 많은 팬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와 대조적으로 시애틀 시혹스(Seattle Seahawks)의 러닝백인 마션 린치(Marshawn Lynch)는 선수로 활동하면서 벌어들인 돈 5천만 달러에 달하는 연봉을 고스란히 모아온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화제다.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03년까지 프로미식축구(NFL) 프로팀에 드래프트된 16%의 선수들이 은퇴 후 12년 안에 파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청난 돈을 받아들였지만 이를 잘 관리하지 못하고, 벌어들인 이상 써 빈털터리가 되고 말았다는 것.

또 2009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ports Illustrated)에 따르면, 전 NFL 선수의 78%가 극심한 재정적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파산하거나 재산이 크게 줄어들었는데, 은퇴한 지 불과 2년 만에 이런 신세가 됐다.

린치는 웨스트는 물론 다른 NFL 선수들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셈이다.

이에 대해 세계 최대 기독교 재정 사역 단체인 '크라운'의 CEO인 척 벤틀리(Chuck Bentley)는 "많은 사람들이 벌어들이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써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연봉이 5만 달러이든, 5천만 달러이든, 나가는 돈보다 들어오는 돈이 더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입 이상으로 돈을 써서는 안 된다는 것.

이어 솔로몬은 잠언서 13장 7절에서 "스스로 부한체하여도 아무 것도 없는 자가 있고 스스로 가난한체 하여도 재물이 많은 자가 있느니라"고 말했다면서, 웨스트와 린치는 이 말씀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린치는 그의 재정 관리를 위한 결정으로 인해 찬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수입을 잘 저축했을 뿐만 아니라 많은 한 때 부유했던 다른 위대한 운동선수들이 빠졌던 함정을 잘 피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린치는 웨스트와 달리 세간의 이목을 피해왔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그는 미디어에 재정에 대해 말한 적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적대적인 관계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벤틀리는 또 린치는 잠언서 27장 2절의 "타인으로 너를 칭찬하게 하고 네 입으로는 말며 외인으로 너를 칭찬하게 하고 네 입술로는 말찌니라"는 말씀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벤틀리는 재정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재정적으로 파산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면서 "우리는 매우 주의해서 예산을 수립해야 하고, 미래를 위해 저축해야 한다"면서 "특히 음악산업이든, 스포츠계이든, 영업직에 종사하는 사람이든, 수입이 불안정한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또 린치의 사례로부터 배워야 한다면서 "우리 모두가 린치처럼 5천만 달러를 모을 수는 없겠지만, 빚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수입에 관계 없이 당신의 가족이 튼튼한 재정적 토대 위에 있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면서 "수입보다 지출을 적게 하고,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