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억만장자 부자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도시로 중국의 수도 베이징이 꼽혔다.

베이징은 미국의 뉴욕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베이징 외에, 홍콩, 상하이 등 상위 10대 도시 중 절반에 달하는 5개 도시가 이름을 올렸다.

또 중국은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국가에서도 미국을 제치고 사상 최초로 1위에 올랐다.

이는 세계의 경제 중심이 중국이 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엄청난 경제 성장 속에 수많은 중국인들이 억만장자, 백만장자가 되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은 지난 1년간 해외에서 1조 2천억 위안(222조 원)을 썼고, 중국인들이 전 세계에서 사들인 사치품 규모는 천 168억 달러(142조 원)으로 전 세계 사치품 소비의 46%나 차지한다.

그러나 중국은, 중국의 억만장자들은 정말 행복하기만 할까?

미국 CNN머니는 최근 중국의 부호 연구소인 후룬(胡潤)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자산규모가 10억 달러(1조2천345억 원)를 넘는 베이징의 억만장자 거부는 모두 100명으로, 뉴욕의 95명을 앞질렀다고 전했다. 뉴욕은 지난 몇 년간 이 순위에서 1위 자리를 지켜왔었다.

베이징에서는 2014년에만 억만장자가 32명이 증가한 반면, 뉴욕은 4명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러시아의 모스크바(66명)가 3위에 오른 가운데, 홍콩(64명)과 상하이(50명)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항저우와 선전까지 포함해 상위 10개 도시 가운데 절반인 5개가 중국 도시로 조사됐다.

또 중국판 '포브스'인 이 후룬리포트에서 중국 전체의 억만장자 수도 568명으로, 미국의 535명을 웃돌면서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은 지난해만 90명이 억만장자 명단에 편입됐으며, 홍콩과 마카오까지 합치면 억만장자는 더 늘어난다.

중국과 미국 다음으로는 인도와 독일, 영국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한국은 31명으로 국가 중 15위였고, 또 서울은 27명으로 도시 중 14위였다.

후룬 연구원 측은 "이번 순위가 지난 1월 15일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매겨진 것으로 지난해 중국의 주식시장 급락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주식시장이 활황이었던 작년 여름을 기준으로 했다면, 베이징의 억만장자 수는 150명에 육박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후룬 연구원은 중국의 억만장자 가운데 신원이 드러나는 경우를 전체의 절반 정도로 보고 있으며, 재산 은닉으로 중국 정부의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억만장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에는 어두운 이면도 있다.

YTN에 따르면, 베이징에서는 돈 많은 사람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명문학교 앞으로 몰리고, 이로 인해 이 일대가 부동산 투기로 땅값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강남 8학군' 현상이 중국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

일부 지역에서는 10㎡, 즉 세 평 남짓한 원룸 하나가, 그것도 한국의 60,70년대의 집과 비슷한 수준의 낡은 집들이 7억 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중국, 베이징의 경제 성장과 과열된 자녀 교육이 초래하고 있는 문제다.

또 후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중국에서 지난 8년간 사망한 억만장자를 조사한 결과, 7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만 명 중 1.5명(당시 6만 여 명 중 72명)의 사망률로, 중국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직업인 경찰(1만 명 중에 3명)에 버금간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일간지에 부고가 기재된 억만장자들만 대상으로 한 것으로, 사인은 타살 15명, 자살 17명, 납중독, 화학실험 중 폭발 등 사고로 인한 돌연사 7명, 사형 14명, 병사 19명이었다.

사망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질병으로, 19명이 암, 심근경색, 뇌혈관 등 질환으로 사망했다. 이들의 평균 수명은 48세에 불과했고, 최소연소자는 37세, 최고령은 59세였는데, 중국인의 평균수명 73세(2009년 통계)와 큰 차이가 난다.

또 자살자의 평균 연령은 50세로, 사업 실패로 위기에 몰리거나 범죄에 연루돼 처벌을 앞둔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울러 피살된 15명은 돈 때문에 친구나 경쟁자, 부하 직원에 의해 배신당하거나 복수로 인해 살해당했는데, 평균 연령이 44세에 불과했다.

부당한 방법으로 돈을 모으거나 조직폭력배를 사주해 살인을 저지르는 등 범죄 행위로 인해 사형을 당한 억만장자도 적지 않았는데 평균연령이 42세에 불과했고, 납중독, 화학실험 중 폭발사고 등 사고로 인한 돌연사가 7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