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시내 한복판에 있는 한 지하철 역 부근에서 어린아이의 잘린 목을 들고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친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한 이슬람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BBC과 로이터 통신 등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모스크바 시내 옥티야르브르스코예 폴레(Oktyabrskoye Pole) 역 부근에서 부르카 복장 차림의 한 여성을 검문했다. 부르카는 얼굴만 빼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으로 휘감아 전신을 가리는 복장이다.
그러자 이 여성은 경찰 검문에 갑자기 가방에서 어린아이의 잘린 목을 꺼낸 뒤 "알라는 위대하다"고 소리질렀다고 전했다. 또 "나는 당신을 살해할 것이다 이 세상의 종말이 오고 있다. 나는 민주주의를 혐오한다. 나는 테러리스트다. 나는 당신에게 자살폭탄테러를 저지를 것이다. 나는 곧 죽을 것이다"고도 했다.
한 목격자는 로이터 통신에 이 여성이 "러시아인들은 이렇게 참수될 것이다. 러시아인들은 살육될 것이다"라고도 외쳤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역 부근에서 무려 약 20분 간 참수한 목을 들고 다니면서 소리를 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의 목에서는 피도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화재 신고가 접수된 모스크바의 한 아파트에서 목이 잘리고 몸통만 있는 3~4세의 여아의 시신이 발견됐다. 발견 당시 몸도 심하게 폭행당해 있었고 불타 시커먼 숯덩이처럼 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아파트에 불을 놓기 전에 아이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슬림 보모에 의해 참수된 아이는 '나스탸 M(Nastya M)'이라는 소녀이고, 이 여아의 잘린 목을 든 여성은 이 집의 가정부인 39세 우즈베키스탄 출신 여성으로 이름은 기울체크라 보보쿨로바(Gyulchekhra Bobokulova)로 확인됐다.
이 여성은 경찰 검문에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치고 자신이 이 아이를 죽였다고 말했다.
러시아 수사위원회의 대변인은 이 사건과 관련, "정확한 살해 동기는 알지 못하지만 이 여성이 숨진 아이의 부모가 큰 애를 데리고 외출한 뒤 아이를 살해하고 불을 지르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억류된 여성의 비정상적인 행위를 고려해, 정신감정과 법의학자의 소견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수사위원회는 용의자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딸 아이의 참수 소식을 전해 들은 아이의 어머니는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