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독일 의사가 이슬람 수니파 조직 IS(이슬람국가)의 포로였던 한 야지디족 소녀가 IS 대원들의 강간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분신 자살을 시도했다가 몸의 80%가 불타는 심각한 화상을 입는 끔찍한 일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IS 성노예에서 탈출한 야지디족 여성들 중에서 150명 이상이 수치심 등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또 10개월 동안 여러 명의 IS 대원들에 의해 수백번이나 강간을 당했던 한 8세 야지디족 소녀의 충격적인 사실도 공개했다.
IS 대원들의 성노예로 유린된 1천100명의 야지디족 여성들과 소녀들을 독일로 데려와 신체적, 정서적 상처를 치유하는 것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얀 일한 키질한(Jan Ilhan Kizilhan) 의사는 최근 AFP통신에 이 같이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슈트트가르트가 주도인 독일 남부의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Wurttemberg)주에 의해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됐고, 카질한 의사가 책임을 맡고 있다.
키질한 의사는 AFP통신에 1천400건이 넘는 종교적 소수인 여성들과 소녀들을 포로로 잡아 성노예로 삼은 뒤 강간하고 학대한 IS의 야만적이고 잔인한 행위에 대한 끔찍한 이야기들을 개인적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카질한 의사는 이 가운데 한 8세 야지디족 소녀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 소녀는 IS 성노예로 여덟 번이나 팔렸고, 10개월 동안 IS 대원들에 의해 수백번이 넘게 강간을 당했다.
키질한 의사는 "이 일은 내가 항상 마음에 품고 있는 사례 중 하나"라면서 IS 성노예들이 느끼는 공포는 너무 심각해서, 한 소녀는 IS 대원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강간당한 뒤 강간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분신 자살을 시도했다고도 말했다.
카질한 의사는 지난해 8월 난민촌에서 분신자살하려 했던 이 야지디족 소녀를 만났다고 덧붙였다.
이 소녀는 IS 대원들로부터 수 주 동안 강간과 고문을 당했는데, 이후 IS로부터 도망쳐 나오는데 성공했다.
그러던 중 하루는 밤에 난민촌에서 잠을 자다가 꿈을 꿨는데, IS 대원이 자신을 강간하기 위해 장막 밖에 있는 꿈이었다.
꿈이 현실이라고 믿은 소녀는 강간을 당하지 않기 위해 자신에게 기름을 끼얹은 후 성냥으로 불을 붙였다. 소녀가 얼마나 강간을 당하고 싶지 않았는지(오죽 했으면 분신자살을 하려 했을까?), 그로 인한 강간으로 인한 충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카질한 의사는 이 소녀는 현재 코와 왼쪽 귀가 없다고 말했다.
카질한 의사는 이 소녀를 즉시 병원으로 옮겼지만, 소녀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행히 십여 차례의 수술을 받고 현재는 독일의 한 병원에서 계속해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키질한 의사는 이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는 여성들이 대부분 16세에서 20세 사이지만, 가장 어린 소녀는 8세이며 가장 나이가 많은 여성은 40대라고 말했다.
키질한 의사는 "그들은 지옥을 경험했다"면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키질한 의사는 또 탈출한 야지디족 여성들이 가족과 지역사회로부터 수치스러운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고도 안타까워했다.
IS에서 탈출한 야지디족 여성들 중 일부는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매춘부가 되기도 하고, 과거의 상처로 인해 자살을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질한 의사는 150명 이상이 자살했다고 전했다.
키질한 의사는 "이들 여성들은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돕지 않으면 누가 돕겠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IS의 점령지인 이라크와 시리아에 약 3천800명의 여성들과 소녀들이 여전히 성노예로 유린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