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돌보던 장애를 가진 4세 여자아이를 참수한 후 머리를 들고 모스크바 시내에 다니면서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 알라는 위대하다)" 등을 외치는 모습이 공개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무슬림 여성이 2일(현지시간) 알라가 자신에게 아이의 목을 참수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또 아이를 살해할 당시, 정체 불명의 남자친구 또는 남편도 함께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남자친구 또는 남편이 이 여성을 과격화되도록 이끌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과 데일리 메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기울체크라 보보쿨로바(Gyulchekhra Bobokulova·39)는 이날 법정에 출두하면서 기자들에게 자신은 알라가 명령한 대로 행했으며, 자신의 죄에 대해 회개했고 체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부모에게 용서를 받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면서 "누구에게도 용서를 구하지 않을 것이며, 오직 알라에게만 용서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가 "알라가 당신에게 무엇을 하라고 명령했느냐?"고 질문하자 "살해하라고 했다"고 짧게 답했다.
보보쿨로바는 러시아 법원의 피고인 지정석인 철장에 앉아 기자 등에게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면서 "나는 알라의 사자(messanger)다. 안녕,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히잡이나 부르카 등으로 머리를 덮지 않았고, 편안한 모습이었고, 가끔 하품을 하기도 했다. 이는 월요일 검정색 옷을 입고 부르카를 두르고 있을 때의 모습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재판관의 유죄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네(Yes)'라는 뜻을 나타냈다.
소녀를 죽인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흔들어 '아니오(No)'라는 뜻을 보였다.
또 알라가 평화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두 번째 선지자를 보낼 것이라고도 했으며, 배고프다고 불평하면서 한 주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해서 굶어 죽을 지경이라고도 했다.
러시아 법원은 이 무슬림 여성은 2개월 간 수감할 것을 명령했는데, 이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공공안전에 큰 위험이 될 수 있을만한 발언을 한 것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관들은 이 여성이 정신과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공범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직까지 공범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재판관도 공범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 여성이 나스탸를 살해할 당시, 아파트에 남자친구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검거에 나섰으며, 이 여성을 과격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남성의 이름은 마무르 드즈히라쿨로프(Mamur Dzhirakulov·46)인 것까지 확인됐다.
이 여성은 또 살해 전에 전화로 이 남성과 크게 말다툼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당한 여자 아이의 엄마는 무슬림 보모가 최근 들어 새 남편과 자주 전화로 다투었다고 말했다. 살해 바로 전날에는 너무 심하게 다투어서, 무슬림 보모에게 흥분을 가라앉히라고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성은 18개월 전에 우즈벡에서 한 남성과 결혼했는데(동거), 이후 급격하게 변화되어 히잡을 두르고 자신의 방에서 기도하는 등 이슬람 신앙에 깊어지는 변화가 일어났다.
희생당한 아이의 아버지는 가족들이 느끼는 증오와 연약함, 무력감 등을 표현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 세계를 둘러싼 광기에 대해 이해할 길이 없다"면서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그들과 함께 나스탸를 위해 비통해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슬림 보모가 집에 불을 지를 때 나스탸가 생전에 사랑했던 애완견을 잃어버렸다면서 찾아달라고도 부탁했다.
일부 인권운동가들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러시아에서 우즈벡과 같은 중앙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온 난민 노동자들에 대한 보복이 이뤄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나섰다.
한편, 모스크바 시민들은 무슬림 보모가 참수한 아이의 머리를 들고 활보했던 지하철 역 입구에 꽃과 장난감 등을 두면서 희생당한 아이를 추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