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비판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매니 파퀴아오와의 후원 계약을 단숨에 철회했던 나이키가 일본 전범기(욱일기)를 모티브로 하는 운동화를 판매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나이키에서 3·1절에까지 일본 전범기를 모티브로 해 디자인 한 이 문제의 운동화를 판매하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YTN, 머니투데이, 뉴스1 등이 보도했다.

나이키 측은 이에 대해 현재까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3일 스포츠용품 업계 등에 따르면, 나이키는 일본 전범기를 연상시키는 새로운 에어조던12 시리즈인 '에어조던12 레트로 더 마스터' 농구화를 지난 2월 27일부터 전 세계에 동시에 발매했으며, 삼일절 당일에도 한국 일부 지방 매장에서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전범기는 깃발 중심부 붉은 원에서 광선이 뻗어나가는 도안의 깃발인데, 에어조던12 시리즈도 옆면을 보면 신발코에서부터 중간까지가 전범기 가운데 태양을, 또 그 위에 뻗어나가는 사선은 전범기의 광선을 연상케 한다. 신발 바닥에는 일본 전범기 디자인이 거의 그대로 들어가 있다.

그러나 뉴스1에 따르면, 발매 개시에 앞서 서울 이태원이나 압구정점에는 수십미터 이상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에어조던 시리즈는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어, 비난의 여론에도 불구하고 제품은 품귀현상을 빚고 있으며,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는 정가의 2배가 넘는 판매가 40만원 후반대에서 50만원 중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 신발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농구화 시리즈의 한정판으로, 한국에서는 정가 22만9000원에 판매했다.

에어조던12 농구화 시리즈는 지난 1996년 첫 출시 때부터 운동화 옆면에 일본군이 태평양 전쟁 당시 사용하던 일본 전범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선보여왔으나, 단순한 사선 디자인으로도 볼 수 있어 큰 논란에 휩싸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 2009년 '떠오르는 태양'을 뜻하는 '라이징 선(Rising Sun)' 모델을 출시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름부터 '욱일기'(Rising Sun Flag)를 떠올리게 할 분만 아니라 신발 밑창에는 일본 전범기와 거의 똑같은 디자인을 그려넣었기 때문.

이로 인해 한국에서 나이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라이징 선' 불매 운동이 일자 나이키측은 한국에서 밑창에 전범기 디자인이 빠진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해 3.1절을 지나면서 전범기 디자인 농구화를 내놓은 나이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수없는 사람들의 무고한 생명을 빼앗아간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전범기를 신발의 디자인에 사용할 정도의,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부도덕한 기업이 나이키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