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동성결혼이 허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7일 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신을 여왕의 친구라고 밝힌 이 소식통은 여왕이 '동성간 사회적 결합(civil partnership)'에 대해서는 우호적이지만, 자신의 기독교 신앙 때문에 동성결혼(same-sex marriage)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전통적인 기독교 교리는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합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Civil Partnership'은 'Civil union(동성결합)'이라고도 불리는데, 동성 간에 인정된 혼인 관계를 의미하지만, 법적으로 허용되지는 않은 것이다.

동성결혼법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이미 지난 2013년 통과돼, 2014년부터 발효된 상태다. 스코틀랜드에서도 2014년 통과됐지만, 북아일랜드에서는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 소식통은 여왕이 이 친구에게 좌절감을 느끼고 있지만 개입할 힘이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여왕에게 '이 문제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이 없겠느냐?'고 질문하자,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나는 단지 충고하고 경고할 수 있을 뿐이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또 "여왕은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신성한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동성결혼은 잘못된 결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영국 왕실에서는 이 기사에 대해 노코멘트했다. 영국 왕실은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 답하지 않아왔다.

여왕은 동성결혼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으며, 동성결혼식을 교회에서 치르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영국성공회(영국국교회)의 최고통치자다.

지난해 친동성애 매체인 핑크 뉴스(Pink News)는 스티븐 프라이(Stephen Fry)가 여왕이 동성애에 대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영국의 유명 토크쇼인 '조나단 로스 쇼(Jonathan Ross Show)'에서 "여왕이 동성커플의 결혼을 허용하는 동성결혼법에 대한 서명 시 서명하면서 '62년 전 여왕이 되었을 때, 이런 법에 서명할 날이 올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멋진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했었다.

한편, 여왕은 최근 들어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점점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90세 생일을 앞두고 있는 여왕은 "종으로서의 여왕, 그리고 여왕이 섬기는 왕(The Servant Queen and the King She Serves"라는 제목의 새 책을 오는 4월 내놓을 예정이다.

여왕은 자신의 기독교 신앙에 대해 거의 말하지 않았지만, 새 책에서는 자신의 인생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예수 그리스도와 자신의 기독교 신앙에 대해 분명하게 고백하고 있다.

여왕은 서문에서 "여러분의 기도에 대해, 그리고 변함 없는 사랑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왔다"면서 "나는 그분의 신실하심을 목격해왔다"고 썼다.

여왕은 책에서 자신의 신앙뿐만 아니라 중동에서의 기독교인들에 대한 대박해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녀는 이 문제에 대해 여러 번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