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신청을 한 케냐인이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입안을 찔러 PC방 종업원을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난민신청을 했는데 탄압받고 있다"며 "억울하니 수갑을 풀어 달라"고 형사들에게 소리를 치기도 했다.

동아일보 등 한국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광주 북부경찰서는 PC방 업주를 살해한 혐의로 케냐 국적의 외국인 체류자 M(28)씨를 9일 긴급체포했다.

M씨는 이날 오전 9시 39분께 광주 북구 용봉동 대학로의 상가건물 지하 화장실에서 PC방 업주 A(38)씨의 얼굴과 복부 등을 마꾸 때리고 입안에 숟가락, 젓가락 등 이물질을 찔러넣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숟가락 1개, 젓가락 6개를 챙겨 나와 의도적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뜨거운 물로 화장실 바닥 핏자국을 지우고, A씨의 시신을 건물 지하 계단 구석으로 옮기는 등 범행을 은폐했다.

M씨는 이후에도 현장을 뜨지 않고 1시간가량 아무도 없는 PC방 실내에 혼자 머물다 오전 10시 50분께 손님 B(22)씨를 때리고 패딩점퍼와 스마트폰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PC방 카운터를 뒤져 현금 15만 원을 챙기기도 했다.

M씨는 오전 11시 20분께 사건 현장에서 약 200m 떨어진 PC방 주변 번화가를 서성이다 신고를 받고 검문에 나선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PC방 폐쇄회로(CC)TV 동영상, 혈흔이 묻은 바지 등 증거를 확보한 광주 북부경찰서는 M 씨에 대해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경찰은 "건물 입구에서 망을 보는 사람이 있었다"는 신고자의 진술을 토대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공범을 추적했지만, CCTV 영상 등을 확인하고 M씨의 단독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이날 오전 9시께 PC방을 찾아온 M씨는 A씨를 살해하기 전 40분가량 인터넷 등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화장실을 가려고 PC방 밖으로 나온 M씨는 자신을 뒤따라 나온 A씨를 갑자기 화장실로 밀어 넣은 뒤 폭행하고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M 씨가 토속적인 미신으로 이런 행동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고 않고 있다.

M씨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범행동기 등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또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을 지르며 경찰 조사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출입국관리소 등에 문의한 결과 M씨는 지난해 7월 강원 인제에서 열린 유네스코 국제워크캠프에 참가하려고 3개월짜리 단기체재 비자를 이용해 국내에 입국했다.

이후 비자 만료 기한을 앞두고 두달 만인 같은 해 8월께 난민신청을 해 체류기간이 올 8월까지 연장, 불법체류자 신분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M 씨는 사건 하루 전날 광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월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며 소란을 피워 광주 북부서에 연행되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를 광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인계했으나 난민신청을 한 것이 확인돼 풀려났다.

그는 난민법에 따라 6개월간 월 30만~40만 원의 체류비를 지원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광주 광산구 월곡동 주택, 북구 용봉동 원룸에서 생활했는데, 동포들을 폭행해 주한케냐대사관에 신고까지 됐던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