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 단식'이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오늘날의 인류는 하루 세끼 식사로도 모자라 간식은 물론 야식까지 챙겨 먹는, 넘쳐나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풍요는 오히려 독으로도 작용해, 적지 않은 이들이 암과 당뇨병, 심장발작 등 풍요의 질병으로 고통당하고 있다.
이런 인류에게 질병 예방과 건강한 삶을 위한 대안으로 단식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종교인들은 경건의 훈련을 위해, 영적 건강을 위해 단식을 권장하고 있는데, 단식이 육신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단식이 암, 당뇨병, 심장질환 등 건강 증진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연구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간헐 단식'의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반론도 있다.
간헐 단식은 하루 한두 끼를 굶거나, 하루 걸러 단식을 하거나, 1주일 중 이틀 정도를 단식하는 등 간헐적으로 단식하는 것이다.
간헐 단식은 하루 단식을 하는 경우 단식하는 날에도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500 칼로리 정도는 섭취한다. 5대 2 간헐 단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9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이러한 간헐 단식에 관한 책이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인기를 끌고 있고, 배우 휴 잭맨, 베네딕트 컴버배치, 유명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멜 같은 저명인사들도 건강을 위해 간헐 단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멜은 자신의 체중이 크게 줄어들었는데 지난 2년간 1주일에 닷새는 먹고 이틀은 단식하는 간헐 단식의 효과라고 밝히고 있다.
건강 증진 목적의 단식론은 서양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와 철학자 플라톤 등 수천 년 전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간헐 단식의 효과에 대해 과학적 연구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의 신경과학자 마크 맷슨 박사는 인간의 몸은 단식에 적합하게 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맷슨 박사는 인류 역사를 볼 때 특히 수렵 채집 시대까지 인류가 식량을 얻는 것은 간헐적인 일이었기에 인류의 조상이 하루 세끼에 간식까지 먹지는 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자신도 하루 한 끼만 먹는 간헐 단식을 하고 있다.
맷슨 박사의 간헐 단식은 아침, 점심을 거르되 오후 6~8시간 동안 하루에 필요한 열량 2천 칼로리 모두를 섭취하는 방식으로 `시간 한정형 급식'이라고 불린다. 동물과 인간 대상 연구에서 암 위험도를 낮추고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단식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연구 조사 결과도 있다.
서던 캘리포니아대 장수연구소장인 발터 롱고는 쥐 실험에서 매달 2~5일 굶긴 쥐의 당뇨병, 암, 심장질환 생체표지가 감소한 결과를 보고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유사하게 질병 위험 요인들이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다.
롱고 소장은 단식이 암 및 당뇨병과 관련 있는 인슐린과 성장호르몬인자(IGF-1)를 낮추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로 인해 세포 성장과 분화가 더뎌져 결과적으로 노화 과정을 늦춤으로 인해 질병 위험 요인들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미국 영양식이요법학회(AND)의 조이 두보스트 대변인은 간헐 단식의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급속히 누적되고 있고, 그 효과는 놀라울 정도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5대 2 간헐 단식은 체중을 줄이고 체내 혈당량과 염증, 그리고 여러 신진대사 관련 사항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들로 효과가 뒷받침되고 있다고 말했다.
두보스트 대변인은 다만 임신 여성이나 당뇨병 환자, 혹은 약물치료 중인 사람들에겐 단식을 권하지 않았다.
격일제 간헐 단식의 경우, 체중이 평균 13파운드(5.9kg) 줄고, LDL콜레스테롤과 혈압, 트리글리세리드(동맥경화를 일으키는 혈중 지방 성분), 지방저장 호르몬인 인슐린이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리노이대 영양학과 조교수 크리스타 바라디가 비만 성인 수백 명을 대상으로 8~10주간 실시한 실험 결과다.
바라디 조교수는 "식사가 허용된 날엔 전날 굶은 것에 대한 보상으로 과식할 줄 알았는데, 통상적인 식사보다 10~15% 정도만 더 먹는 데 그쳤다"며 격일제 간헐 단식의 효과가 여기서 비롯된 것으로 봤다.
그런데 이 실험에서 10~20%의 사람은 간헐 단식이 너무 힘겨워 중도에 그만뒀는데, 끝까지 참여한 사람들은 첫 2~3주가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 때를 잘 버텨내야, 간헐 단식을 생활화할 수 있는 셈이다.
5대 2 간헐 단식에서도 체줌 감소 효과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맷슨 박사가 지난 2011년 발표한 5대 2 간헐 단식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과체중 및 비만 여성 107명에 대해 간헐 단식을 하고 6개월 후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한 비교집단과 비교한 결과 두 집단 모두 체중이 감소했지만 간헐 단식 집단의 체중 감소량이 약간 더 많고, 뱃살은 더 많이 줄었으며, 근육량은 더 많이 유지되고 혈당량 조절도 더 많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간헐 단식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간헐 단식을 널리 권장할 만큼 체중감량, 건강증진 등의 효과가 아직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으며, 입증된 것 대부분은 아직 동물 대상 연구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