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신청 접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바둑 프로기사 조훈현 9단, 귀화 방송인 하일(로버트 할리)씨가 원서를 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현재까지 이틀에 걸쳐 약 150여명이 접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 9단은 12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를 찾아 비례대표를 신청했다.
조 9단은 기자와 만나 비례대표 신청과 관련 "만약 국회에 입성한다면 문화체육쪽으로 자리가 주어지지 않겠느냐"며 "문화체육계와 바둑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9단은 지난 10일 원유철 원내대표의 소개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사무처에 입당원서를 낸 바 있다.
바둑애호가 원 원내대표는 조9단의 입당과 비례 출마를 적극 종용한 가운데,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서 이 9단이 알파고에 진 것이 이 같은 결심을 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9단은 지난 10일 "어제(9일) 이세돌이 (알파고에) 져서 사실 충격적"이라며 "그래서 더욱더 바둑계를 위해 마지막으로 일해야 하지 않나 생각해서 입당하게 됐다"고 말했었다.
조 9단은 "이 9단이 한 판도 안 질거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한 판만이라도 이겼으면 하는 상황이 됐다"며 "'내 마음도 이렇게 아픈데 본인 속은 어떠랴' 하는 생각에 따로 연락을 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 9단은 또 알파고의 클라우드컴퓨팅(인터넷망으로 연결된 다수 컴퓨터를 통한 정보처리)이 부정경기 요소가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서는 "알파고의 처리능력이 10의 700제곱이라는데, 만약 그런 구조가 아니었다면 처음부터 알파고가 이 9단을 상대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또 "이벤트성 경기일 뿐이니 이 9단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원 원내대표는 조 9단에 대해 "조 국수(國手)는 9살에 최연소로 바둑계에 입문해 160회 우승 기록을 가진 최고의 바둑 황제다. '바둑 한류'를 만들어내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조 9단은 높은 지명도와 한국 바둑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상징성, 그리고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결을 통해 바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점을 감안할 때 비례대표 순번에서도 당선권에 포함되는 앞쪽 순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 9단 외에 귀화 방송인 하일(로버트 할리)씨도 관심을 모으는 인사다.
하일씨는 전날인 첫 날 비례대표 후보 접수를 했다.
하씨는 취재진에게 "미국에서 집안 어른들이 옛날부터 공화당에서 활동을 많이 했다"며 "정치인이 되면 친근하고 바로 쉽게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의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에서 비례대표 신청을) 권유했던 사람은 없다"며 "유기준, 박민식 의원이 조언은 해주셨다"고 전했다.
이들 외에 지금까지 총 150여명의 후보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새누리당은 오는 13일까지 공천신청을 받는다.
국가개혁과제 수행 적임자, 창의적 지도자, 차세대 지도자 등 5개 유형으로 세분화해 신청을 받는다. 비례 후보에는 여성이 60% 이상 배정될 예정이다. 청년과 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들은 당선권내에 우선 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