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과 대구에 이어 강원도도 할랄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이는 최근에 파리에 이어 벨기에 브뤼셀에서까지 무슬림에 의한 테러가 발생한 데다, 할랄산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강원도민들에게서 거세게 나왔던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총선의 영향도 있어 보인다.

현재 할랄단지 조성 등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백지화 선언이 나오지 않고 있는 곳으로는 제주도가 남았다. 이에 따라 제주도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 지사는 지난 24일 강원CBS '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연출 최원순 PD)'에 출연해 교계 지도자들의 우려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할랄 관련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그는 강원도민의 안전을 생각하는 데도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강원도는 지난 2014년부터 평창동계올림픽과 무슬림 관광객 유치 등을 겨냥해 18억 무슬림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 왔다.

이를 위해 2017년까지 53억 원을 들여 할랄 도축장·식당 및 무슬림 기도처를 조성하고, 2017년 3천 명 규모의 제13차 세계이슬람경제포럼(WIEF)을 평창에 유치했으며, 올해 9월에는 '동아시아 할랄 콘퍼런스'와 'WIEF 여성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강릉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춘천, 원주, 강릉, 평창에 할랄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었다.

특히 최 도지사는 이슬람 자본 유치를 위해 이슬람 지도자들을 만나고 이슬람 영화에 까메오로 출연하는 등 친이슬람적인 행보를 보여왔었다.

그러나 강원도민들은 무슬림 관광객 증가 및 이슬람 자본 유입으로 향후 이슬람 세력이 도내에서 급속히 커질 경우 경제·사회적 갈등과 테러 위험 증가 등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반발해 왔고, 최근 파리에 이어 브뤼셀에서까지 테러가 일어나면서 최 도지사의 정치적인 부담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익산과 대구에 이어 강원도까지 할랄산업 백지화를 선언함에 따라, 이제 할랄단지 조성과 할랄산업 역점화에 가장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제주도가 남게 됐다.

제주도는 익산이나 대구 등보다 먼저 할랄단지 조성과 할랄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 구체적인 반대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고 있고, 도에서도 백지화 등에 대한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익산과 대구, 강원도 등은 정부와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할랄단지 조성과 할랄산업 육성에 나섰지만, 제주도의 경우는 할랄산업 육성에는 역시 도 차원에서 직접 나서고 있지만, 할랄단지 조성은 복지서비스 전문기업인 '이지웰페어'라는 민간 기업이 나서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다른 지역은 정치적인 이해 득실에 따라 할랄산업과 할랄단지 조성 등이 무산될 수 있지만, 제주도는 민간 기업이 직접 나서고 있어서 경제적인 실익만을 고려해 할랄단지 조성을 강행할 수 있다. 물론 그럴 경우 기업의 이미지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둘째로, 다른 지역에서는 정부나 지자체, 민간 기업 등이 경제적인 목적으로 할랄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는 반면, 이슬람이 주체가 되어 나서지는 않고 있어 보인다.

그러나 제주도의 경우, 아랍지역 대학에서 샤리아(이슬람 율법)을 전공한 (사)제주이슬람문화센터의 김대용 이사장이 할랄산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제주도와 도관광협회는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할랄산업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를 위해 (사)제주이슬람문화센터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도내 관광사업체 대상 무슬림 문화에 대한 교육 및 할랄 인증 컨설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이 센터의 김대용 이사장은 아랍지역 대학에서 샤리아(이슬람 율법)을 전공한 학자로 쉐이크(이슬람 종교 지도자)의 지위에 있으며, 말레이시아 정부의 수상 부속기구인 RISEAP(동남아 태평양 이슬람 선교 평의회) 부총재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제주도는 다른 지역과 달리 이슬람 선교 차원에서 할랄산업 등에 이슬람 단체와 영향력 있는 거물급 이슬람 인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나서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이에 따라 제주도에서도 할랄산업에 대한 백지화 목소리가 커지면서 다른 지자체의 전철을 따르게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