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인 지난 2014년 12월 북아프리카 모로코 북부 해안을 떠나 스페인 남부 해안으로 향하던 난민 고무보트에서 카메룬 출신의 무슬림 선장과 부선장이 나이지리아 출신의 목회자를 포함해 6명의 기독교인을 바다로 밀어뜨려 살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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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고무보트가 조잡한 데다 바람까지 몰아쳐 운항에 어려움을 겪자 기독교인들 때문에 바람이 이는 것이라며 억울한 누명을 씌워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페인 법정에서 이 고무보트에 탔던 승객들 중 29명이 이 같은 사실을 증언했다.

당시 이 난민 고무보트는 모로코 북부도시 나도르를 출발해 스페인 남부에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모터도 없는 길이 10m의 공기주입식 고무보트에 갓난아이 일곱 명을 포함해 무려 50여 명이 넘는 난민들이 탑승했다.

하지만 거친 바다로 보트가 흔들리자 카메룬 출신의 무슬림 선장인 알랭(Alain N. B.)은 배에 탄 가톨릭 신부가 인도하는 기도 탓에 그런 것이라며 기독교인들을 비난했다.

증인들은 법정에서 선장과 부선장이 기독교인들이 기도할 때마다 날씨가 악화된다고 믿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신부를 바다에 빠뜨려 죽이기 전 보트의 구조물 가운데서 나무 널빤지를 빼내 나이지리아 신부를 구타하기도 했다. 이들은 신부를 바다로 내던지기 전까지 심하게 구타해 부상을 입혔다.

이들은 신부 외에 옷 안에 숨긴 십자가 등 기독교 상징물을 소지한 기독교인 승객들도 색출했고, 이들 다섯 명도 마찬가지로 심하게 구타해 바다에 던졌다.

이들이 내던져진 위치는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로, 인근에 이들을 구조할 수 있는 배를 발견할 수 없는 곳이었다.

알랭은 희생자들이 생존하지 못하고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무자비하게 바다에 던져 넣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희생자 중 한 명으로 추정되는 시신 한 구는 해안에서 발견됐지만, 나머지 시신 다섯 구는 찾지 못한 상태다.

현재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은 스페인 남부 알메리아에서 진행 중이다. 검찰 측은 선장에게 징역 90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독교인 살해를 주도한 부선장은 재판이 열리기 전 사망했다.

이 난민 고무보트는 2014년 12월 5일 알메리아 해양구조대에 의해 발견됐는데, 생존자는 29명뿐이어서 최소 21명의 다른 승객이 항해 도중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