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회원 1개 팀을 받으면 회원 5개 팀을 받은 것과 같은 매출 효과가 있는데 모두 취소됐다."

30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 명문 회원제 골프장 관계자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뒤 예약 취소가 잇따르자 울상을 지었다.

주말에 일부 비회원을 받아 경영난을 해소해 왔는데 지난 28일 김영란법이 시행된 뒤 주말 골퍼들이 몸 사리기에 나서며 10월 1∼3일 연휴에 들어온 비회원 6팀의 예약이 모두 취소됐기 때문이다.


 

이 골프장 관계자는 "그동안 회원들이 비회원을 데려와 라운딩을 즐겼는데 이번 주는 김영란법 때문에 아예 회원들로만 팀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며 "회원들로만 라운딩이 이뤄지면 골프장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고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전국 대부분 골프장이 예약 미달이나 잇따른 예약 취소로 한숨을 내쉬고 있다.

◇ 전국 골프장 주말 예약률 평소보다 10% 이상 감소

가을 성수기임에도 김영란법 시행으로 전국 골프장의 예약률이 뚝 떨어졌다.

법 시행 전인 지난 주말과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한 회원제 골프장은 10월 1일 오전 6시∼8시 30분 10여 팀의 예약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2일에는 20팀을 채우지 못했다.

이 골프장은 성수기를 맞아 평일에 예약팀이 빈 적은 있었지만 주말 이틀간 이처럼 대규모로 예약미달 상황이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골프장은 10월 한 달 예약 상황을 볼 때 매출이 20∼3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광주광역시 인근의 한 골프장 역시 평소 주말의 60∼70% 수준에서 예약이 이뤄졌다.

지난 주말 하루 170팀을 받았던 이 골프장은 사흘 연휴 하루 평균 110팀만 예약한 상태다.

전남 순천의 한 회원제 골프장도 지난 주말 하루 평균 110팀에서 이번 주말 95∼98팀으로 예약이 줄었다.

경기 용인에 있는 36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은 10월 1일 예약이 평소 토요일보다 10% 감소했으며 인근 같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도 주말 20팀 정도 비었다. 예약이 취소된 탓이다.

강원지역 한 골프장 관계자는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적게는 10%, 많게는 50%가량 부킹이 줄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대부분 골프장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 밝히기를 꺼리고 있다"며 "개별소비세 인하 요구와 함께 골프장도 다양한 할인제 도입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대중제 골프장 예약도 감소..."일단 지켜보자" 법 시행 초기 눈치 보기

김영란법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여겨진 대중제 골프장도 회원제 골프장만큼은 아니지만 이번 주말 예약이 지난주보다 다소 줄었다.

강원지역의 한 대중제 골프장은 지난 주말 100팀을 받았지만 이번 주말 80팀밖에 예약을 받지 못했다.

전남 여수의 대중제 골프장도 지난 주말 하루 평균 80팀을 풀로 받았지만 이번 주말에는 하루 평균 70팀밖에 받지 못했다.

접근성이 좋아 인기가 많은 경기 고양의 한 대중골프장은 10월 1∼3일 사흘 내내 예약률이 40∼50%에 그치고 있다.

경기 용인에 있는 대중제 골프장도 이번 주말 2팀이 예약 취소하는 등 예약률이 평소에 못 미쳤다.

전체적으로 아직 큰 변화는 없다는 제주도의 한 대중제 골프장 관계자는 "접대용이라기보다는 지역 주민들이 주로 찾기 때문에 김영란법으로 인한 실질적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법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구설에 오르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