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아베 전 총리(68)가 유세도중 피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일본 열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숨진 아베 전 총리는 일본 우익의 상징이며 최장수 총리였다. 퇴임 후에도 자민당 실세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베

그는 집권 내내 일본의 우경화를 주도했으며, 퇴임 후에도 집권 자민당의 막후 실력자로 정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 방위비 증액등 자민당이 추진하고 있는 주요 강경보수 정책 역시 그가 재직시절부터 꾸준히 추진해왔던 사안이다. 

그는 재집권 기간 엔화 약세, 금융 완화 및 재정지출 확대 등을 통한 경제 활성화 정책 '아베노믹스'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 경제는 엔화 약세에 힘입어 한때 호조를 보였고 그의 지지율도 76%까지 치솟았다. 

2차 집권 기간 동안 치러진 6번의 선거에서도 모두 압승했다. 다만 무작정 돈 풀기에만 급급해 국가채무 비율이 급증했고 고질적인 디플레이션 탈출에도 실패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일본의 군대 보유 및 교전을 금지한 헌법 9조(평화헌법)의 개헌을 시도했다.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위협에 맞서려면 군사대국화가 필요하다며 '필생의 과업'이라고 주장했지만 여론의 반발로 무산됐다.

2017년 지인이 운영하는 사학에 특혜를 줬다는 '사학 스캔들', 2019년 세금이 들어가는 벚꽃 관람 정부 행사에 지역구 주요 인사를 초청했다는 비판을 받은 '벚꽃모임 스캔들'이 발생해 위기를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하고 2020년 도쿄 여름올림픽까지 1년 연기되면서 사퇴 압박이 거세졌다. 결국 8년 8개월이라는 최장기 집권을 하고 2020년 9월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10일(일)에 있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의 지지를 호소하는 유세를 하다가 뒤에서 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결국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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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아베 전총리의 피습 소식을 긴급 보도했다. 그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일본 열도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잡혔고, 해상 자위대 출신 41세 남성으로 산탄총이 아닌 용의자가 직접 제작한 사제총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용의자가 말을 바꾸며 오락가락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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