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러시아 여행자에 대한 EU 비자 발급을 간소화 절차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들이 요구해온 러시아 여행자에 대한 EU 비자 발급 중단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
EU는 체코 프라하에서 30∼31일 양일간 열린 외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인에 대한 EU 비자 발급 간소화 협정 적용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위 정책 고위 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 차원에서 외무장관들과 협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EU 회원국들의 러시아인에 대한 입국 제한을 쉽게 할 수 있고, 비자 신청자들이 감당해야 할 비용과 노력이 증대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보렐 고위대표는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간소화 협정 적용 중단 이후 신규 비자 발급은 상당한 정도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여행객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할 것을 EU에 요구해 왔고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국가를 중심으로 일부 회원국이 이를 지지했으나 이번 결정에서 이러한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독일과 프랑스는 "'푸틴의 전쟁' 때문에 모든 러시아인을 처벌하는 것은 불공정하며 현명하지 않다"며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에 반대해 왔다.
한 EU 고위 관료는 "러시아 관광객들이 우리의 도시를 여유롭게 산책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우리는 러시아 국민에게 '이 전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부터 적용돼온 러시아인에 대한 EU비자발급 간소화 협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2월 25일부터 사업가나 정부대표, 외교관에 대해서만 효력이 정지됐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교장관은 "러시아인들의 EU 비자 신청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면서 "동시에 학생이나 언론인들은 입국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러시아인들이 서방 제재에 따른 좌절에 반 푸틴 대통령 성향을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며, 반 EU성향을 막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