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업체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67) 이사회 의장이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추락해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타스 통신은 익명의 사법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마가노프 의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마가노프 의장은 심장마비 이후 병원에 입원 중이었으며, 우울증 약도 복용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는 성명을 통해 "마가노프 의장이 심각한 질환으로 숨졌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 회사 관계자는 "관련 증거는 없지만 그가 자살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가노프 의장을 잘 아는 두 사람은 '그가 자살했을 가능성이 매우 작다'고 주장했다.
연방수사위원회는 로이터 통신에 이에 대한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루크오일은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기업이며, 국영인 로스네프트에 이어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업체이다.
마가노프 의장은 루크오일의 설립자 중 한 명인 바기트 알렉페로프(71) 전 회장의 측근으로, 알렉페로프 전 회장은 지난 4월 회장직을 내려놨다.
그의 회장직 사임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3월 초 루크오일이 성명을 통해 침공을 '비극'으로 표현하면서 휴전과 대화를 촉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기업과 관련된 인사들의 사망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2월에는 가스프롬의 고위 임원 알렉슨다르 튜라코프가 숨진 채 발견됐다.
또 4월에는 러시아 최대 액화천연가스 기업 노바텍의 전임 최고경영자인 세르게이 프로토세냐(55)가 스페인에서, 같은 달 가스프롬 자회사인 가스프롬뱅크의 부회장 블라
디슬라프 아바예프(51)가 모스크바에서 각각 가족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 모두 부인과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에는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과 거래하던 재계 거물로 알려진 유리 보로노프(61)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수영장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현장에서 권총과 탄피갈 발견되었으나 주인은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