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BOE)의 앤드류 베일리 총재가 "사흘 안에 감당할 수 없는 포지션을 정리하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베일리 총재의 이 날 발언은 영국 연기금 산업을 대표하는 연금평생저축협회의 BOE의 채권 매입 연장요구에 대한 응답으로 나온 것이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금융기구(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 연례 회의에 참석한 베일리 총재는 "펀드와 관련 회사에 대한 나의 메시지는 3일이 남았다는 것이다.그 안에 포지션을 정리하라"고 말했다. 14일(금)까지 예정된 채권매입 일정을 연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불름버그 통신은 이와같은 베일리 총재는 11일(목)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영란은행은 파운드 급락과 연기금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채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물가연동국채를 포함한 대규모 국채 매입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파운드 가격 하락, 영국 국채 수익률 상승이 멈추지 않는 상황이다.
베일리 총재가 이번주 금요일까지 감당할 수 없는 포지션을 정리하라는 최후 통첩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한 이날 오후 미국 증시는 낙폭이 더 커졌고, 파운드화 가치도 1% 가량 폭락했다.
시장에서는 BOE가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연장하거나, 11월 중순에 새로운 시장 안정 조치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BOE의 국채 매입 조치는 극단적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극약 처방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통화긴축을 위해 중앙은행 보유 채권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 반대로 국채를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파운드 급락이 심했고, 연기금들이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베일리 총재는 펀드와 펀드매니저들이 스스로 포지션을 정리하지 않으면 추가 가격 하락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함으로써 시장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베일리 총재는 "궁극적으로 우리는 특정 분야의 특정 타깃을 대상으로 개입을 할 수는 없었다. 우리는 전통적인 방식을 선언할 수 밖에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BOE가 채권 매입을 하고 있지만, 이는 중앙은행의 물가 정책과 충돌하고 있다는 것을 자인한 것. 베일리 총재 발언 이후 시장 불안은 오히려 더 커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