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30일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은 룰라 후보가 50.9%,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49.1%를 얻었다며 룰라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언했습니다.두 후보간 표차는 1.8%p였다.
룰라 당선인은 이날 브라질 상파울루 티볼리 호텔에서 당선 소감으로 "나는 2억 1천 500만 명의 브라질 사람을 위한 통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개의 브라질은 없다"며 "이제는 증오로 물든 시간에서 벗어나 화합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룰라 당선인은 금속 노동자 출신으로 1980년대 브라질 군사독재정권 하에서 노조 파업을 주도하면서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다.
이후 노동자당(PT)을 창당한 뒤 40년 동안 브라질 정치에 참여해 왔으며, 2003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이후 뇌물 수수와 측근 비리 등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지만, 지난해 브라질 대법원이 이에 대한 무효 판결을 내리면서 정치에 복귀했다.
한편 이날 룰라 당선인에 대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축전도 이어졌다.
미국과 유럽의 지도자들은 룰라 당선 직후 기다렸다는 듯이 축하메시지를 띄우며 협력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76) 현 대통령의 노골적인 반서방 친러시아 성향을 룰라가 저지한 것에 대한 안도와 함께 친서방 정책으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0일 저녁 룰라 후보가 당선된 직후 "자유롭고 공정하고 믿을만한 선거를 거쳐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며 "앞으로 여러 달, 여러 해 동안 양국 사이의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 함께 일하게 될 것을 고대한다"며 축하했다. 이 메시지는 백악관 홈페이지로 공개됐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브라질에서 효율적이고 투명한 선거관리로 "평화롭고 질서 있는 선거"가 치러졌다며 3기 룰라 정부에서 EU와 브라질 사이의 관계가 진전되기를 희망하는 뜻을 밝혔다.
이에 질세라 중국과 러시아도 룰라 당선인에게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브라질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은 외교부 성명에서 "중국은 룰라 당선인이 이끄는 새 브라질 정부와 협력, 양국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키고자한다"며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브라질이 새로운 성과를 거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선거로 룰라의 높은 정치적 권위가 확인됐다며 양국간에 '건설적 협력'의 진전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 밖에도 캐나다 호주 등 주요 국가들이 당선을 축하하면서 민주주의와 환경보호 등 글로벌 이슈에서 협력의사를 피력했다.
국제사회가 미국을 중심으로하는 자유진영의 서방과 러중 사이의 대립구도가 잡혀가면서, 중립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는 국가들에는 어느 진영에 속할 것인지에 대한 세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이렇듯 탈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경제적인 이슈가 정치적인 이슈에 휘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다.
룰라 당선인의 취임식은 내년 1월 1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