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대사들이 유가 상한제 가격을 놓고 충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3일(수) 보도했다.
EU 유럽 집행부는 원유 가격 상한선을 현재 모스크바 유가를 초과한 배럴 당 65~75달러로 제한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회담에 참여한 대사들은 27개국이 유가 상한제와 EU 석유 금수 제재가 모두 발효되는 12월 5일까지 결국 가격 상한선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향후 논의를 통해 유가 상한선은 배럴당 70달러까지 높게 책정될 가능성도 있다.
상한선이 책정되면 상한선을 넘어서 수출되는 러시아 원유 선적은 G7(주요 7개국) 국가에서 금융 및 보험과 같은 해상 서비스를 받는 것이 금지된다.
유가 상한액은 27개 EU(유럽연합) 정부 모두의 지지를 받아야 결정된다.
EU가 러시아 유가 상한액을 결정하면 G7이 이를 승인하고, 호주도 유가 상한제에 동참하기로 했다.
지난 23일 회담에서 유가 상한액에 대해 의견 불일치가 가장 심했다.
이외 ▶EU 내 상한제 시행을 조정하는 방법 ▶가격 상한제가 일부 유럽 최남단 국가의 해양 부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대한 헝가리의 혐오 등에서 의견 불일치가 있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보도했다.
러시아와 인접한 폴란드와 발트해 인근 국가들은 유럽 집행부가 제시한 상한선 보다 훨씬 더 낮은 가격을 원했다.
특히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폴란드는 배럴당 상한선을 20달러로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안업종 비중이 높은 그리스와 키프로스, 몰타는 배럴당 70달러 이하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원유의 기준 가격이 되는 23일 브렌트유는 2.6% 하락한 배럴당 85.34달러였다.
레피니티브 자료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원유는 브렌트유 대비로 26달러가량 할인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마다 정확한 할인 규모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은 6월에 합의돼 오는 12월부터 발효되는 러시아 원유 선적에 대한 EU 제재를 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유가 상한선을 추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EU 제재가 유가를 상승시키고 원유 수입에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 금고'가 채워질 것을 우려했다.
이러한 우려는 영국에서도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미 행정부는 EU 제재에 대한 면제 조항을 만들도록 촉구하기도 했다.
G7 관료들은 배럴당 45달러까지 가격 상한선을 정하는 것도 검토했다.
러시아의 기존 유가 판매 가격에 맞춰 상한액을 책정하기 위해 최근에는 더 높은 상한액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관리들은 가격이 너무 낮게 설정되면 러시아가 석유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미 재무부는 22일 유가 상한선이 변동될 수 있음을 지침에 명시했다.
재무부 고위 관계자는 서방 국가들이 한도 변경을 고려할 때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이며 가능한 조정은 분기 또는 반기마다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관리들은 유가 상한선 이하 가격의 원유 판매를 거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러한 위협을 허풍으로 보고 있다. 옐런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원유 공급을 중단하고 국제 유가를 올리면 미국이 전략적 비축유에서 더 많은 돈을 끌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