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있어서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의 '중앙은행 독립성'은 필수적이라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제롬 파월 의장이 10일(화)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한편으로 "정부가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서 연준의 통화정책과 감독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하기도 했다.
이날 스웨덴 중앙은행이 주최하는 중앙은행 독립성 관련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파월 의장은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인기 없는 정책들이 필요하다"면서 경제 둔화를 유발하는 금리 인상 등을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통화 정책에 있어서) 정치적 영향이 없어야만, 단기적으로 정치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준이 연방준비법에 따라 정해진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달성'이라는 연준의 책무를 넘어서는 사회적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된다며 "아무리 가치가 있더라도 법적으로 정해진 책무를 넘어서는 목표를 추구하는 건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장은 금융 규제 권한을 바탕으로 금융 기관들이 기후 변화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를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연준의 역할이지만 "명백한 의회의 입법 과정 없이 녹색 경제를 달성하거나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의 통화 정책이나 감독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IRA 법안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발언을 한 그는"연준은 환경정책 입안 기관이 아니다"고 행정부에 쓴 소리를 했다.
이어 그는 "기후 변화를 직접 해결하기 위한 정책은 정부 부처가 마련해야 하지만, 선거를 통해 표현된 대중의 의사를 반영해야 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이는 IRA 법안 시행이 선거를 통해 선출된 의원들의 의사를 반영해서 진행했어야 한다는 의사표현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같은 파월 의장의 이례적인 비판 발언은 IRA 법 시행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더 유발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 보고서에서 임금 상승률이 둔화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장의 '물가 정점론'에 힘이 실린 가운데, 지난 9일(월) 연준 고위 당국자들은 잇따른 매파 발언으로 연준 긴축 완화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랜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보스틱 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린 후에도 상당 기간 해당 수준에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예정된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0.25% 인상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