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BOJ(Bank of Japan)는 2022회계연도(2022.4∼2023.3)에 135조9천890억엔 (약 1,340조원) 규모로 일본 국채를 매입했다고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일본은행의 전년도 국채 매입 규모(72조8천669억엔) 대비 87% 급증한 수치이며, 종전 기록인 2016회계연도 매입액(115조8천1억엔)을 넘어선 사상 최대 규모다.

일본은행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장기금리를 0% 정도로 억제하는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짐에 따라 금리 인상 등 금융 긴축에 나섰지만, 일본은 제로금리로 대표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을 하지 않고 제로금리로 유지하려는 것은 국고채의 이자부담이 커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장기금리가 1%로 상승할 경우 일본 정부가 국민들에게 지불해야 할 국채 이자는 연간 10조엔(약 100조원)으로 증가한다. 미국 수준인 5%가 되면 연간 50조엔(약 500조원)으로 불어난다. 

일본의 일반회계 예산 가운데 세수로 충당 가능한 금액은 고작 57조엔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상승으로 인한 이자부담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급등하게 되고, 이자를 갚기위해 다시 국채를 발행해야하는 상황으로 내 몰리게 된다.  

이 때문에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중앙은행이 국채를 사주는 고육지책이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일본은행은 10년물을 중심으로 무제한 국채 매입에 나서는 방식으로 장기금리 상승 압력에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