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며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대만인들 조차 이번 회동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대만 중국시보에 따르면, 대만 야후가 6일부터 전날 오후 11시 30분까지 대만 네티즌 1만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 응답자의 73.3%는 '이번 회동이 대만의 국제적 지위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당신은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의 회동이 대만의 국제적 지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0.8%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12.5%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매우 도움이 된다'와 '조금 도움이 된다'는 답변은 각각 15.0%와 7.4%에 그쳤다.

별도 문항에서 '중국이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의 회동을 강력히 규탄하는데, 양안 관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59.1%('매우 우려' 34.8%, '약간 우려' 24.3%)가 우려한다고 답변했다.

'별로 우려하지 않는다'와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각각 19.1%와 16.7%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설문에 사용한 질문 자체에 의문점을 제기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대만관련 이슈는 안보에 관한 것이지 국제적 지위에 대한 것이 아니라며, 만일 질문이 "이번 회동으로 인해 대만의 안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또 중국이 대만포위 작전을 실시하고 위협적인 군사행동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양안관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느냐"는 설문은 설문결과를 의도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자아낸다고 하면서, 대만인들이 중국의 대만 포위훈련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했다. 

중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던 차이 총통은 지난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매카시 의장과 만났다.

중국 국방부와 외교부 등은 차이잉원-매카시 회동 직후인 지난 6일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 대만 갈등

( 대만 포위작전의 일환으로 항공급유를 하고 있는 CCTV 캡춰 )

이후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항공기 71대와 군함 9대를 동원해 대만 포위 훈련을 8일부터 이틀째 계속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에 대해 과잉대응의 구실로 삼지 말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