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벌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한 수단에서 철수한 우리 교민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아랍 매체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아라비아 방송은수단에서 교민 28명을 태우고 이륙한 한국 공군 비행기가 이날 오후 3시 15분께 홍해 항구 도시 제다에 도착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수단 교민 철수

중계된 방송 화면에서 한국 공군의 C-130 군용기가 제다 공항에 도착하는 모습과 박준용 주사우디 대사와 한병진 제다 총영사가 이들을 맞는 모습이 보였다.

첫 여성 교민이 군용기 밖으로 나오자 외교부 직원들과 사우디 군 관계자들은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사우디 군 관계자들은 수송기에서 내리는 교민에게 환영의 의미가 담긴 다과와 장미꽃을 선물했다.

손에 소형 태극기와 사우디 국기를 든 교민들은 대부분 밝은 표정으로 군인들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했다.

 

수단교민 철수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청해부대까지 수단으로 급파하는 등 교민 구출 작전에 돌입했다.  '프라미스'로 명명된 이번 교민 구출작전에는 수단 교전지에서 800Km를 버스로 이동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군용 수송기를 통해 수단을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임종득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이날 밤 긴급 브리핑에서 "수단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 28명이 포트수단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군용기에 탑승했다"며 "이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이동, 대기 중인 대형 수송기 KC-330에 탑승한 후 서울공항으로 직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차장은 "10여 일간의 수단 내 무력 충돌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작전명 '프라미스(promise)'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우리 국민 28명 전원이 안전하게 위험지역을 벗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수단의 수도 하르툼 한국대사관에 집결해 있던 우리 국민 28명은 지난 23일 하르툼을 출발, 육로로 북동쪽으로 800㎞ 떨어진 홍해 연안 항구도시 포트수단으로 이동했다.

지난 22일 수단 인근 국가 지부티 미군기지에 도착해 대기 중이었던 공군 수송기 C-130J '슈퍼 허큘리스'는 포트수단으로 다시 이동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와 공군 공정통제사(CCT), 경호요원, 의무요원 등 50여 명도 함께 이동했다. 교민들이 1200㎞ 떨어진 지부티보다는 800㎞ 떨어진 포트수단으로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임 차장은 "프라미스 작전 과정에서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우방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았으며 이와 관련해 깊은 사의를 표한다"며 "특히 지난 1월윤 대통령이 국빈방문한 형제의 나라 UAE의 역할이 컸으며, 일본인 수 명도 동행해 안전하게 철수했다"고 말했다.

교민들은 제다에서 휴식한 뒤 이튿날 대형 수송기 KC-330을 타고 서울공항으로 이동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