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탄약지원이 없으면, 오는 10일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철수할 것이라며 자국 국방부를 또 다시 위협했다.

프리고진은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개한 비디오를 통해 "쇼이구, 게라시모프, 탄약은 어디있나?" 라며 쇼이구 국방장관과 게라시모프 군 최고사령관을 부르며 소리쳤다.

프리고진은 이날 "와그너 병사와 지휘부를 대표해 오는 10일 바흐무트 내 거점을 국방부 소속 정규군에 넘길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며 "바흐무트에 잔류한 병력은 치료를 위해 보급 캠프로 후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바흐무트에서의 철수는 탄약이 없는 상황에서 병사들이 무의미하게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고, 이는 국방부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바그너그룹 프리고진
(러시아 민간용병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 자료화면 )

바그너 그룹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바흐무트 공세를 이끌어왔으나 프리고진은 탄약을 비롯한 러시아군의 지원 부족을 거론하며 수시로 군부를 공개 비난해왔다.

프리고진은 최근 "탄약 보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우리 부대 사상자가 5배나 늘어났다. 러시아 내부에서 배신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계속해서 러시아 국방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전날도 탄약이 수일 분량밖에 없다면서 "국방부가 우리의 모든 요청을 무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완전 점령을 위한 교두보로써 바흐무트에 대한 공세를 8개월 넘게 펼치고 있으나, 점령설이 제기된 뒤로도 수개월째 바흐무트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가 바흐무트를 점령할 경우 지난해 여름 이후 처음으로 의미 있는 전과를 거두게 되지만, 이 과정에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국 안드리아체르나약 대변인은 프리고진의 최후통첩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전승절인 5월 9일까지 바흐무트를 점령하지 못한 것에 대한 희생양을 찾고 있다고 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가 병력을 최대한 소모하도록 한 뒤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