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중국을 향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중립은 러시아의 편을 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배어복 장관은 이날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중립은 공격자의 편을 든다는 의미"라면서 "그래서 우리가 따라야 할 원칙은 피해자의 편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어복 장관은 또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에 전쟁 무기 부품으로 전용될 수 있는 민군 겸용 재화를 공급하지 않도록 하라고 중국 정부에 경고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유럽연합(EU)이 러시아와 관련해 중국 기업들에 대해 제재를 도입한다면, 자국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보복 조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 부장은 "만약 중국기업에 징벌적 조처가 취해진다면, 중국도 중국 기업들의 적법한 이익을 굳건히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대응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배어복 장관과 친 외교부장의 회담은 다음 달로 계획된 독·중 정부 간 협의를 위한 준비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이를 위해 친 부장을 베를린으로 초청했다.
이로써 두 나라 외교 수장간의 회담은 또다시 서로 간의 입장 차이를 드러내면서 막을 내리게 됐다.
배어복 장관은 지난 4월 14일 방중 당시 친 부장과 외교·안보 전략대화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대만, 우크라이나 문제를 놓고 팽팽한 입장차이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친 부장은 "중국이 가장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은 서방 가정교사의 훈수"라고 응수했다.
배어복 장관은 독일 베를린으로 복귀한 뒤 연방의회에서 방중과 관련해 "중국이 대외적으로 보이는 공격적이고 무례한 행태의 정도는 일부 충격 그 이상이었다"면서 비판을 제기했다.
내달 20일에는 리창 중국 총리가 직접 독일을 방문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기후 보호, 대만 문제 등에 대해 정부 간 협의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