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예고해온 '대반격'을 개시했는지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 와중에 러시아가 점령중인 우크라이나의 대형 댐이 내부폭발로 인해 파괴되었다.
6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 노바 카호우카 댐은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남부 자포리자 지역과 격전지 중 하나인 헤르손 지역을 잇는 드니프로강의 기반 시설인 높이 30m, 길이 3.2km에 이르는 대형 댐이 내부 폭발로 인해 파괴되었다.
카호우카 댐은 1965년 소련시절 수력발전소의 일부로 건설되었으며, 헤르손과 자포리자주 등지에 걸쳐 미국 솔트레이스호의 양과 맞먹는 저수량과 약 2000㎢ 크기의 호수를 만들고 있다. 특히 이 댐은 유럽 최대 핵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의 냉각수를 공급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이 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지역의 댐이 폭파된 것을 사실상 러시아 소행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댐 폭발이 자포리자 원전의 즉각적인 방사능 위험으로 이어지진 않은 상태라고 밝혔지만, 파괴가 심각할 경우 안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카호우카 댐이 폭파됐다고 밝히고 드니프로강 주변 10개 마을과 하류 헤르손시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하라는 경고를 발령했다.
우크라이나 남부군 사령부는 페이스북에서 카호우카 댐이 러시아군에 의해 폭파됐다"고 주장했다.
댐 파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안보국방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올린 메시지에서 "오늘 새벽 2시 50분에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이 카호우카 댐 구조물을 내부에서 폭발시켰다"면서 "러시아를 '테러리스트'라 규정했다.
그는 "댐의 파괴는 그들(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땅 구석구석에서 추방돼야 함을 확인시켜줄 뿐"이라고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카호우카 댐 파괴는 수천 명의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리고 심각한 환경 파괴를 유발한다"며 "이는 러시아가 벌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잔혹성을 다시금 보여주는 잔인무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샤를 미셸 EU 이사회(정상회의) 상임의장도 같은 날 "민간 기반 시설 파괴는 명백한 전쟁범죄"라며 "러시아와 그 대리인(proxies)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관영 언론들은 러시아군이 통제 중인 댐이 (우크라이나의) 포격으로 파괴되었고, 주민 2만 2천여명이 위험에 처했다면서 이는 '테러 공격'이라며 우크라이나를 비난했다.
SNS에는 댐이 공습에 의해서 파괴된 것이 아니며 내부 폭발로 인해 파괴되는 CCTV 영상이 퍼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점령한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이 폭발로 파괴된 것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