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8일(화)즈음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과 관련해 미국 기업의 대(對)중국 투자 금지·제한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6일(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이번 카드는 오래 전부터 예고된 것이나, 시점적으로 중국이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희귀광물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 시행이 이달 1일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 현실화되면서 더욱 주목된다.
통신이 인용한 두 명의 소식통은 "관련 (사전) 브리핑이 7일 예정돼 있으며 발표는 8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종 발표 시점은 이전처럼 또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중국의 반도체, AI, 인공 지능 등 분야에 대한 미국의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조인트 벤처 투자가 대상이다.
중국이 미국의 자본을 활용해서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 분야에 대한 미국의 민간 투자 중 일부는 금지된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반도체 장비 및 AI용 칩 등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가 투자 금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이번 조치에 해당하게 되는 대중국 투자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이러한 조치를 담은 제안을 공개할 예정이며 일반 국민 등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대중국 투자 금지 및 제한 조치는 신규 투자에만 적용되며, 내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앞서 바이든 미 행정부는 정권 출범 직후부터 중국의 첨단산업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국 기업 등의 투자를 제한하는 아웃바운드(역외) 투자 제한 조치를 검토해 왔다.
다만 민간 기업의 투자를 정부가 직접 규제한다는 측면에서 바이든 행정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으며 이런 이유 등으로 발표 예상 시점이 수차 뒤로 밀린 상태다.
미국 정부 논의 과정에서 생명공학, 청정에너지 등의 분야에 대한 투자는 안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제한 검토 대상에서 빠지기도 했다.
이와 맞물려 미국 상하원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의 중국 첨단기술에 대한 투자 신고를 의무화한 법안을 승인한 상태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투자 금지 조치는 미국 기업이 대상이기 때문에 한국 등 다른 나라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
다만 미국 의회에서는 동맹국에도 유사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 상태다.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장인 마이크 갤러거 의원(공화·위스콘신)은 지난 4일 바이든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을 통해 "미국이 아웃바운드 접근법 수립과 시행을 주도하되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 사전에 협의하고 이들 국가가 대중국 투자에서 상응 제한을 취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